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영화 ‘군함도’ 찍는 것도 아닌데-

by 고향사람 2017. 11. 13.

 

 

요즘 내 꼬락서니가 꼭 영화 군함도찍는 짝입니다.

탄광촌에서 막탄을 캐는 이들도 나 보다 나을 정도니까 말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고향집 안방 구들장을 새로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30년 묵는 검댕에 시멘트 먼지까지 믹스가 되니

눈 뜨기도 힘들뿐더러 잔기침이 계속 나옵니다.

미세 먼지 때문입니다.

 

또 불내(火氣)는 어찌나 심한지 집안 전체가 이 냄새로 꽉 차 있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 안방 구들을 완성하겠다는 집념을 갖고

일을 시작했는데- 이게 경험이 없으니 반나절은 이웃 다니며 묻고

재료 사러 다니고 하다 보니 정작 일할 시간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아니지만 일이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미리 포기했을 겁니다.

그래도 일 진척이 조금씩 될 때 마다 은근 기쁨도 배가 됩니다.

뜨끈한 구둘에 누워 몸 지질 생각을 하면 더 그렇습니다^^

 

얼굴이며 손 발 모두 석탄 캐는 사람처럼 검정 땡으로 엉망이지만

이제 며칠 후면 깔끔해질 겁니다.

영화 찍는 셈 치고 당분간은 그을음을 달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끔은 지랄도 필요합니다^^  (0) 2017.11.22
침시(沈柿)  (0) 2017.11.18
노숙자였던 영국인 레이몬드  (0) 2017.10.03
벌집 소탕작전???  (0) 2017.08.29
주민 여러분-  (0) 2017.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