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꼬락서니가 꼭 영화 ‘군함도’ 찍는 짝입니다.
탄광촌에서 막탄을 캐는 이들도 나 보다 나을 정도니까 말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고향집 안방 구들장을 새로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30년 묵는 검댕에 시멘트 먼지까지 믹스가 되니
눈 뜨기도 힘들뿐더러 잔기침이 계속 나옵니다.
미세 먼지 때문입니다.
또 불내(火氣)는 어찌나 심한지 집안 전체가 이 냄새로 꽉 차 있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 안방 구들을 완성하겠다는 집념을 갖고
일을 시작했는데- 이게 경험이 없으니 반나절은 이웃 다니며 묻고
재료 사러 다니고 하다 보니 정작 일할 시간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아니지만 일이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미리 포기했을 겁니다.
그래도 일 진척이 조금씩 될 때 마다 은근 기쁨도 배가 됩니다.
뜨끈한 구둘에 누워 몸 지질 생각을 하면 더 그렇습니다^^
얼굴이며 손 발 모두 석탄 캐는 사람처럼 검정 땡으로 엉망이지만
이제 며칠 후면 깔끔해질 겁니다.
영화 찍는 셈 치고 당분간은 그을음을 달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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