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까우(nakaw)-
영어로는 ‘스틸’(steal)이고 우리말로 하면 도둑질입니다.
나까우는 피노이들이 자주 쓰는 말인데-
뭔가를 슬쩍- 했을 때 하는 말이 바로 나까우입니다.
우리 사무실에서도 이 말이 농담반 진담반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물건이 없어 졌을 땐 심각하게 사용되지만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찬 음료가 없어 졌거나
책상위 볼펜이 사라졌을 땐
-누가 내 것 나까우해갔어???라고 농담처럼 사용합니다.
그런데 요즘들어 심각한 ‘나까우’가 자주 일어납니다.
우리 현장에는 중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경유를 엄청 사들입니다.
대형 콤프레셔는 하루에 두 세 드럼의 경유를 소비합니다.
정말 들이킨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입니다.
문제는 이 장비들이 장거리 이동이 많은데
이 때 마다 기름통안의 남은 경유를 체크해 보냅니다.
중간에 나까우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운전사가 보는 앞에서 분명 기름이 몇 센티미터 남았다고 확인하는데도-
현장에 도착해 다시 재보면 보통 10센티미터 이상이 줄어 있습니다.
이정도면 1드럼 정도 나까우 했다는 결론입니다.
-야 밤새 달려왔다며 근디 왜 기름이 비냐???
=글쎄유 기름이 샜나봐유.
-샌 흔적은 없는디
=그럼 증발했을뀨.
매번 이런식입니다.
자기는 운전만 했고 잠시 쉬긴 했는데 그 땐 잠이 들어서 암것도 모른다는 겁니다.
이럴 때 마다 미치고 펄쩍 뛰는 건 물론 이고 스트레스 팍팍 받아
머리카락이 남아 나질 않습니다.
필리핀 길거리마다 병 휘발유를 파는 이들이 즐비하고 경유도 부탁만 하면
어디든지 배달해주는데- 그게 바로 이렇게 나까우해서 파는 기름들입니다.
나까우-
요즘 이 소리만 들리면 경기 일어날 것 같습니다^^
'필리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커튼까지 쳐주랴? (0) | 2017.06.03 |
---|---|
기름도둑의 변명이?? (0) | 2017.06.01 |
필리핀에서 살다보면- (0) | 2017.05.29 |
계엄령 그 이후- (0) | 2017.05.28 |
누가 주인인지 모르겠다야^^ (0) | 2017.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