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사무실 내 방.
독립 화장실에 에어컨, 한국서 공수해 온 책상과 의자까지 갖춘
나름 괜찮지 싶게 꾸민 방입니다.
여기에다 오른쪽 창문으로 보이는 바다와
거기서 불어 오는 바람을 맞고 있다보면
세상 시름도 놓을 때가 있는데-
요즘 들어서는 은근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쥐 때문입니다.
평소 술 담배를 않는 대신 군것질을 좋아 해
사무실 안에 과자며 과일 등을 갖다 놓고 먹는데-
어느 날부터 나 아닌 누가? 같이 먹기 시작한 겁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이게 날이 갈수록 횡포가 심해 단속을 했더니 이젠
반항한 흔적까지 수두룩합니다.
쥐가 먹을 만한 것들을 다 치워 놓고
생수병과 운동기구 등만 남겨 놨는데-
그 생수병에 구멍을 다 뚫어 놔 방안에 물이 흥건하게 해 놓질 않나
플라스틱 기구도 다 물어 뜯어 보기 흉하게 해 놓은 겁니다.
쥐 잡는 끈끈이를 놓아 봐도 안 잡히고
구멍을 다 막았는데도 용케 들락 거리니-
요즘 쥐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나저나 내가 쥐 띤 걸 알고 친목 도모차 접근하는 건 아닌지
근디 내가 쥐띤걸 필리핀 쥐가 어찌알고-
암튼 요 며칠 머리가 복잡해 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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