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지에서 돌아 와 오랜만에 한인교회에 나갔더니
못 뵙던 어르신 두 분이 와 계셨습니다.
70대 후반과 80대 초반인 노인분이셨습니다.
한국의 겨울 추위를 피해 일찌 감치
상하의 나라 필리핀으로 오신 겁니다.
물론 이곳에 터를 잡고 있는 자녀분들이 모셔왔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이 코 앞으로 닥치면
엄니한테 필리핀에 가자고 졸라대던 내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싫다야. 난 그져 고향마을 동년배들이랑 경노당서 지낼테니
너나 어여 가. 느 안식구랑 아우들이 기다리잖여.
그래도 몇 년에 한 번씩은 필리핀에 오셔서
겨울을 나곤 하셨는데-
이젠 그 어리광도 부릴 수 없게 되니 마음이 짠해집니다.
특히 교회나 이웃집에 지인의 부모님이 오셨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
어머님이 더욱 보고파 집니다.
-살아 계실 땐 왜 몰랐을까
내 가슴의 멍울이 보름달만 해지면
나 역시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 있습니다.
삶이 다 그런 걸-
남은 생은 더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모자란게 정이고
지워지지 않는 한이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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