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과 후 호텔 근처 음식점서 저녁을 먹고
입가심?으로 근처 과일 가게에서 두리안을 사 먹고 있을 때였습니다.
우리 팀 중 술 좋아하는 이들은 반주로 소주 두 병을 비운터라
말도 많아 졌고 인심도 쎄저 흥정도 않하고 두리안을 쪼개 먹고 있는데-
마침 피노이 한 사람이 두리안을 포장하다가 우리에게 아는 체를 하는 겁니다.
-코리아노냐고 하면서 말입니다.
이미 몇 잔 술에 기분이 업 돼 있던 우리 팀
-그려 그려 우린 한국인 맞제
하면서 맞장구를 치다보니 금세 프렌드 소리까지 나옵니다.
머리카락 허연 한국 기술자에게 프랜드 어쩌구 하니
-이거이 미친나 소리가 목구멍까지 나오긴 했지만
객지도 아니고 타국에서 친구 소리 들으니 별반 기분이 나쁘진 않았던 터라
-또 다시 그려그려 소리가 나옵니다.
헌데 통성명을 하다보니 이 친구가 필리핀 목사라는 겁니다.
그리곤 우리들과 우리가 하는 일을 위해 축도해 주고 싶다며
갑자기 우리 손을 잡더니 기도를 하는 겁니다.
-얼큰하게 술 취한 데다 입엔 두리안을 잔뜩 문체
아멘 아멘 하던 모습이 지금 생각해도 이건 완전 코미디 같았습니다.
암튼 이날 목사한테 미안했고 하나님 한테도 죄송스러웠고-
해서 옆에 앉아 있던 김사장님에게 넌지시 말했습니다.
-축도를 받았으면 헌금을 해야 복이 달아나지 않지요.
그러자 김사장님 벌떡 일어나더니
100페소 짜리 한 장을 필리핀 목사의 손에 쥐어 주는 겁니다.
술 취한 채 두리안을 먹다가 축도를 받은 한국 사람이나
영문도 모르는 돈 100페소를 받고 어쩔줄 몰라 하던 피노이 목사나-
암튼 어젯밤엔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습니다.
살다살다 보니 별별 일을 다 겪습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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