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집에서 일하는 헬퍼 미라쉘.
싱글맘이지만 일도 잘하고-
무엇보다 7-8년 함께 산 덕분에 이젠 가족 처럼 여겨지는 피노이입니다.
그런데 요즘 뭔 바람이 들었는지 밤 마다 이슬을 맞고 다닙니다.
집 나가는 시간은 자세히 모르지만 새벽에 대문이 열리고
조심스런 발자욱이 내 방 옆으로 지나가는 날이
1주일이면 두 세 번이나 됩니다.
처음에는 어린 딸이 몸이 않좋아 몰래 집에 갔다 오는가 보다 했는데-
이게 말도 없이 나갔다 새벽에 돌아오는 날이 많아지자 은근 신경이 쓰입니다.
전에도 그렇게 하다 덥석 임신을 하는 바람에 미혼모가 된 까닭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부쩍 밤 이슬을 맞고 다니는 날이 많아지니 또 염려가 됩니다.
지난 번 뭔 이야기 끝에 새 남자 친구가 생겼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마도 밤에 몰래 빠져 나가 남자 친구를 만나고 들어오는듯 싶어집니다.
집안 사람들은 아직 눈치를 못 채고 있는가 본데
이걸 고자질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은근 고민중입니다.
밤에 집을 비우니 낮에 피곤해서 일도 제대로 못하니
내 방은 쓰레기통도 한 달 째 그대로 있고
화장실은 냄새가 진동해 내가 물을 뿌리며 청소하는 형편입니다.
몇 번 주의를 줘도 그 때 뿐이니-.
밤에 힘을 빼고 다녀선지 기운도 없어 보이고 얼굴 표정도 밝지가 않습니다.
아우 장인 장모도 와 계신데-
이걸 일러 말어
요즘 목하 고민중입니다.
-얘야 밤 이슬 맞고 다니다가 또 일 터지겠다. 조심혀
이 말이 하고 싶은데 아직은 참고 있습니다.
좋은 남자라면 이번 기회에 결혼이라도 했으면 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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