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경찰들도 두려워 한다는 그 길.
바로 까가얀데오 시티서 구 공항쪽을 경유해 타카를 거쳐
발렌시아나 혹은 마라막으로 넘어가는 산 길입니다.
이 길은 인적도 드물고 마을도 화전민 촌이 대부분이고
비포장길이 많아 넘나드는 차량도 별로 없습니다.
특히 밤에는 납치나 강도를 당하는 이들이 많아
현지인 아니고는 절대 통행하지 않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길을 일주일이 멀다하고 지나다닙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것 아니냐는 주위 사람들의 만류도 있지만
우리가 일하는 현장이 바로 이 길을 통해 가야 빠르고
또 현장 역시 위험 하기는 마찬가지 인 곳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다니고 있습니다.
대신 낮에는 이 길을 이용하지만
밤에는 말라이발라이와 발렌시아 마라막을 거쳐
와오쪽으로 돌아 다닙니다.
이 길로 다니면 통해 시간이 두 배도 넘게 걸리지만
반면 포장도로이고 더불어 안전을 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웬만하면 지름길로 다니곤 합니다.
경찰도 이 산길 넘기를 꺼려 차량 두 대를 한 조로 다닌다는
말이 들릴 정도지만 우리는 기사랑 단 둘이 넘어 다닐 때가 더 많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곳곳에서 도로포장을 진행하고 있어 납치나 강도 두려움은
피부로 느껴지지 않습니다만 밤에는 이 산길을 넘은 경험이 없어 어쩐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산길을 지날 때면 가끔 한적한 곳에서 오줌도 누고
기사가 담배도 한 대 피우는데 이 길은 오줌을 누게 잠시 쉬자고 해도
기사가 먼저 겁을 내 무작정 달리기만 합니다.
그러니 은근 분위기가 긴장모드로만 갑니다.
-제길 납치할 놈이 나타나면 외국인인 나를 납치하지 너를 잡겠냐
속으론 그리 생각하면서도 긴장하고 있는 기사 옆 얼굴을 보자면
고추? 끝자락까지 차 있던 오줌도 어느새 쏙 들어가고 맙니다.
외국서, 그것도 반군과 무장한 무슬림들이 설치는 땅에서
사업을 한답시고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이젠 간 덩이만 잔뜩 붓는 것 같습니다.
부은 간에 좋은 약이라도 먹어야 하는 건 아닌지^^
오늘은 피노이 기사와 직원들이 그 산길을 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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