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푸로서 운영하는 바나나 농장에 우물을 파 주는 날.
한국서 온 기술자와 피노이 일꾼들과 함께 현장에 머무는데-
바나나 선별 작업을 하는 아줌니들이 구경을 나옵니다.
물론 휴식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말입니다.
특히 이곳서 생산되는 바나나는 고산지대라는 특성 때문에
비싼 값에 수출이 되는 고급용입니다.
그러니 맛을 보고 싶은데-
이게 다 익지 않은 것들이라서 음미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이 좋은 기회를 포기할수도 없고-
슬쩍 여자 반장한테 물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맛을 볼 수 있겠느냐고
매니저한테 이야기하면 한 박스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대답해 줍니다.
집에 가져다 두고 익으면 먹지 하고 부탁을 했습니다.
자기 회사서 사용할 우물을 파고 있는데 거절할 리가 없었습니다.
오케 사인이 떨어지고 여반장이 직원들을 시켜 바나나 박스를 가져 오는데
가만 보니 두 개였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여반장이 자의로 한 박스 더 가져 왔다는 겁니다.
내가 자기를 예쁘다고 해 선심쓴다면서 말입니다.
역시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값는 다는 한국 속담은
전 세계 어디서도 통하나 봅니다.
-얼굴도 예쁘고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고 마주칠 때마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더니 바로 바나나가 두 배로 불어 난 겁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한국 기술자가 여자 잘 꼬신다고 은근 염장 지르는데-
그게 어디 꼬시는 건가요 칭찬한거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을 아는 사람이라면
바나나 한 상자 더 얻는 것은 일도 아니라는 사실-
덕분에 요즘도 그 맛난 바나나를 계속 먹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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