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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이야기

트래킹 코스로도 손색없는 필리핀 화전민촌(민다나오 일리간 인근)

by 고향사람 2016. 5. 15.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여 마음이 무겁거나 답답할 땐

잡다한 생각 내려 놓고

한적한 길을 따라 가 보는 것도 큰 위안이 될 때가 있습니다.


바다가 보이는 길이면 더 좋을 것 같고

10년 지기 친구가 있다면 더 좋겠지만

혼자라도 괜찮습니다

이런 길이라면 말입니다^^








길 끝자락 쯤에서는

늘 방점 하나 찍어 놓은 것 처럼 화전민 촌이 나타납니다

낮이라 다 일터로 나갔는지-

인적은 없고 개들만 요란하게 짖어 댑니다


순하게 생긴 것들이 주인을 대신해 집을 지킨다는 사명?감 때문인지

악착같이 짖어 대는 폼이 밉기 보다는 충성심이 엿보여

과자 부스러기라도 던져 주게 됩니다


-그려 느그들이라도 집을 잘 지켜 줘야지-





우거진 숲속이지만 부지런한 발걸음이 닫은 흔적이 여실합니다

이 좁은 길을 누구의 발길이 이렇게 흔적을 만들었을까


살기 위해 숱하게 오간 이 길-

화전민의 애환이 들여다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기계없이 순전히 손으로만 일궈 놓은 밭떼기

여기에 옥수수도 붙여먹고 카사바나 까무테(고구마)도 심겠지만

요즘 처럼 긴 가뭄에는 수확을 기대하기도 힘들겁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 하는 화전민들-

아마도 그들의 자녀가 큰 용기가 되고 힘이 될 겁니다






필리핀 오지를 트래킹 한다고

나는 폼을 잡고 이 길을 걸었지만

정작 생계를 위해 같은 길을 걷고 걸어야 하는 화전민을 생각하면

내 발걸음이 너무 간사한것 같아 집니다.


훗날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진지한 발걸음으로

이곳을 다시 방문했으면 하는 바램은 있지만

자신은 없는게 솔직한 내 심정입니다.

저 작은 오두막을 바라보면

숱한 상상이 오갑니다.


-몇 명이나 살까

-아침은 뭘 먹을까

-아이들은 어떻게 학교에 다닐까

-폭풍우가 치면 온전할까


내 걱정과는 달리 지금까지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저들의 의지에 찬사를 보냅니다

빨리 부자가 되기를 염원도 해 보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