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미라쉘이 애를 밴지 열달만에 건강한 딸을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단말마 처럼 내 밷은 말이 바로
-아이구 우리 다니를 어쩐다냐 이 소리였습니다.
정말 내 눈 앞이 다 캄캄 해 졌습니다.
오뚝이 처럼 나온 배에 짙은 눈썹.
얼굴에 찌그러진 미소를 하고 다가설 때면 '저놈 또 사고친게 확실혀-'
라고 지레짐작하면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을 만큼 속도 감추지 못하는 다니인지라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딸 셋 중 둘이 다 스무살도 되기 전에 미혼모에 싱글맘이 돼 버렸으니
그 속이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등을 토닥이며 위로를 해 줬는데
다니는 의외로 담담합니다.
-손녀들 모두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며 말입니다.
-이런 제길. 그럼 나도 이쁜 피노이 바바애(여자) 하고 불장난질하다
애가 생기면 하늘이 준 선물이냐.
이런 억하심정이 생기기도 하지만 다니를 보면 이런 생각조차
불손해 보입니다.
다니 막내 딸은 이제 여덟살.
이 녀석이나마 제 나이에 좋은 남자 만나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렸음 좋겠는데.
그래야 그 아비인 다니 속도 좀 풀릴 텐데.
하는 생각이 짙어 집니다.
하지만 제 언니 둘 다 미혼모에 싱글맘으로 저리 살고 있는 모양새가
혹여 어떤 영향을 끼치지나 않을지.
요즘 내가 조바심이 나 미치겠습니다.
-다니야 다니야. 요즘 네 막내딸 학교 잘 다녀.
남자 친군 없어.
매일 아침 출근하는 다니를 보면 나도 모르게 목청 높여 확인하는 일이 됐습니다.
다니의 기구한 팔자 좀 펴보려 함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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