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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 네팔 go go

성(聖) 스럽기까지 한 쇠똥

by 고향사람 2015. 5. 8.

똥-

단어 중에서 이 보다 계급?이 낮은 것이 있을까요.

앞에 어떤 접두어를 붙여도 똥에 대한 이미지는 잘 희석되지 않습니다.

사람똥 개똥에서 말똥구리나 애기똥풀 말똥버섯 등등

똥자만 들어 있으면 그 단어는 천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쇠똥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유난히 계급(카스트제도) 따지기를 좋아하는 인도인들이지만

쇠똥 만큼은 천하게 여지지 않는 모순을 드러냅니다.

똥인데 말입니다.

오히려 쇠똥을 성스럽게 대할 정도니 이방인의 눈에는 아이러니 투성입니다.

 

 

- 인도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쇠똥 말리는 모습입니다. 맨 앞에 있는 순수? 똥덩어리에다 마른풀이나 지푸라기를 섞어 반죽한 뒤 틀을 잡아 말립니다.

 

 

- 쇠똥 덩어리는 그 옆에 있는 붉은 벽돌과 사촌지간이라고 해도 될 만큼 비슷한 크기에 색깔도 얼추 같습니다

 

 

인도에서는 눈에 띄는 쇠똥이 도농(都農)을 가리지 않습니다.

덕분에 도심 한 가운데서도 쇠똥을 밟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만큼 소가 많고 그 소들이 자유롭게 다닌다는 겁니다.

소가 성(聖)스럽기에 그 똥도 더불어 귀하게 대접 받고 있는 셈입니다.

 

인도인은 소와 관련된 다섯가지 성물(聖物) 즉,

우유, 다히, 버터, 소오줌, 소똥은 갠지즈강과 함께

정화의 힘을 발휘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소에서 나오는 것들은 오물도 소중하게 여기는 겁니다.

 

인도인들이 쇠똥을 주무르는 것은 일상의 한 풍경입니다.

더럽다는 인식은 외국인의 눈에만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오히려 인도인들은 길 바닦에 떨어져 있는 쇠똥을 발견하면 먼저 줍기 위해

다투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얻은 쇠똥은 볏집이나 풀을 이용해 잘 섞고 비벼서

작은 원반 덩어리로 만든 후 벽이나 울타리 등에 붙여 놓고 말립니다.

 

 

- 화덕용으로 사용하기 좋게 잘게 빚은 쇠똥덩어리입니다. 도심에서 많이 판매되는데 모두 연료용입니다.

 

 

이렇게 말린 쇠똥은 연료로 사용됩니다.

냄새도 나지 않고 화력도 좋아 인도인들은 쇠똥연료를 선호합니다.

또 쇠똥은 연료로써만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벽에 붙여 놓음으로써 부정한 것들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부적 역할을 하게 합니다. 즉 쇠똥은 정화기능이 있다고 믿는 겁니다.

 

덕분에 인도인들은 쇠똥을 물에 개서 집안 구석구석에 바르기도 하고

특히 신성한 곳에는 이것을 듬뿍 발라 부정이 타지 않도록 합니다.

또 축제와 각종 의례에는 미리 쇠똥을 개서 토방과 앞마당에 바르는데

이것 역시 부정을 막고 정화를 위해 하는 의식중 하나입니다.

쉬바신을 믿는 인도인 중에는 성화의례 때 화장한 재를 몸에 칠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를 대신해 쇠똥을 태운 재를 몸에 바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성한 장소에 불을 밝힐 때는 소똥 말린 것을 사용합니다.

 

 

- 도심 상점에서 판매되는 쇠똥이 이색적입니다. 처음 보는 이들이라면 먹는 것으로 오해 할 수도 있습니다^^

 

 

이정도면 쇠똥이 더럽기는 커녕 정말 성물이 되는 셈입니다.

쇠똥의 진가는 새해 첫날인 홀리(Holy)때에 한 번 더 그 위상을 발휘합니다.

인도인들은 새해 새날이 밝으면 반드시 새로운 쇠똥을 구해와 불을 지피고

그 불꽃에 첫날 아침으로 이들의 주식인 짜파티를 만들어 먹기 때문입니다.

‘똥 밟은 날, 유난히 재수가 좋다’는 우리 속담 속에

인도인들의 풍습이 숨어 있는 것 같아 미소가 돌게 합니다.

-그건 재수없는 놈 위로 해주려고 만들어 낸 야그여

하고 초를 치는 인간만 없다면 똥에 대한 인식이 좀 호전될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 말린 쇠똥은 불도 잘 붙고 화력 역시 아주 좋습니다. 연기도 없어 부엌에서는 요리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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