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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 네팔 go go

인도 국민음료 - 짜이

by 고향사람 2015. 5. 7.

 

-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짜이 가판대?입니다. 중년의 아저씨가 아침 일찍 짜이를 만들고 있습니다.

 

 

짜이와 라씨-

만화 영화 ‘톰과 제리’ 만큼 태생이 다르면서도 끌리는 인도의 별난 맛입니다.

짜이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밀크 티’에 가깝습니다.

라씨는 발효유, 즉 수제 요구르트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짜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달달-’하고

라씨는 시큼 털털한 맛인데 함께 섞는 과일에 따라 각양가색의 맛을 냅니다.

 

인도인들의 하루는 짜이 한 잔 마시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른 아침부터 짜이 장사들이 골목마다 자리 잡고

진한 홍차 향을 피워대면 행인은 10루피(한화 175원 정도)를 꺼내듭니다.

짜이 한 잔 가격입니다.

 

 

-  석유버너를 펌프질하며 불 붙일 준비를 합니다. 숯이나 나무 혹은 갈탄을 연료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뜨거운 날씨보다 훨씬 더 뜨거운 짜이를 마시면서

그들 역시 ‘아- 시원하다’는 표정을 짓는데-

그게 펄펄 끓는 투가리 속 설렁탕 국물을 뜨면서 우리가 짓던 그 모습과 비슷해져

인도인들이 더 친근하게 보입니다.

 

그렇다면 인도인들은 언제부터 짜이를 즐겼을까요.

 

일반적으로 세계 최고 홍차로 꼽는다면 다르질링 산입니다.

이어 기문, 우바로 등을 들수가 있는데 모두 산지(産地) 이름을 딴 것들입니다.

인도의 다르질링은 부드러운 머스캣(유럽산 포도의 한 종류)향 때문에

‘홍차계의 샴페인’이라고 불립니다.

엄지 손가락을 펴 보일만한 충분조건이 되는 셈입니다.

 

 

 

- 성냥을 사용하는 모습도 우리에게는 낯선 풍경입니다. 하물며 짜이 만드는 공정?이야 ㅎㅎㅎ

 

 

영국이 중국에서 몰래 차나무를 들여와 당시 그들이 지배하고 있던

히말라야 고지대인 다르질링 산속에 심었는데,

그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종이 지금의 홍차로 발전했고

그게 인도인들이 즐기는 짜이의 원조가 된 것입니다.

 

티백용 홍차는 대체로 낮은 등급으로 평가되지만

진하게 우릴 수 있어 밀크티, 즉 짜이를 만들 때 적합합니다.

뿐만 아니라 시간이 없어 차를 빨리 마시고 싶을 때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인도 기차 안에서나 버스 정류소에서 파는 짜이는 거의 티백용으로 만들어 집니다.

 

짜이는 진하게 우러나온 홍차에 우유를 넣는 정통 영국식과

홍차를 끓이다가 우유를 넣고 함께 끓이는 로열밀크티 방식이 있습니다.

후자가 인도인들이 즐기는 방식입니다.

 

- 기본 베이스인 홍차를 만듭니다. 홍차를 펄펄 끓인 뒤 우유와 설탕을 넣는 게 인도식 짜이입니다.

 

 

홍차에 함유된 카테킨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抗酸化) 작용을 합니다.

심장 질환, 동맥경화, 뇌졸중, 암 발생 위험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평소에 커피 때문에 카페인 과다 섭취를 걱정하던 이들에게는 홍차가 ‘딱’입니다.

홍차 한 잔에 함유된 카페인 양이 커피 한 잔의 4분의 1 수준밖에 안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도인들이 짜이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식민시대 이 후 홍차 재배지가 급속히 늘어나고

생산이 소비를 추월하게 되면서 그 가치가 하락하면서 부터라고 보면 됩니다.

영국 식민지하에서는 감히 입에 댈 수 없었던 홍차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짜이로 발전??? 하면서 오늘날엔 국민적 음료가 된 것입니다.

 

 

 -홍차 찌꺼기를 거름 망으로 걸러냅니다.

 

 

 

하지만 격세지감(隔世之感)일까요.

현대에 들어서면서 콜라 사이다등 청량음료에 손이 가는 젊은 이들이 늘어

짜이는 점점 골목에서 마시는 음료로 전락이 될 처지에 놓여가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됐습니다.

 

짜이는 그 맛과 향도 좋지만 더 재미있는 것은

마신 빈 잔을 그 자리에서 깨뜨리는 특별한 멋이 있다는 겁니다.

이 또한 짜이를 마실 때 만 느낄수 있는 매력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스트레스까지 날려 버릴 수 있는 짜이 잔.

바로 일회용 토기로 돼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바라나시와 몇몇 도시, 그리고 전통을 이어가려는 집에서 토기를 쓰지만

거개는 종이 잔이나 플라스틱 컵으로 바뀌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게 합니다.

 

 

- 개인 취향에 따라 생강등을 첨가하면 독특한 짜이를 만들어 마실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짜이 컵을 깨는 이유를 알고 보면 뒷맛이 개운찮습니다.

이 짜이 컵에 인도인들의 계급인 카스트제도의 그림자가 숨어 있어서입니다.

다른 카스트의 사람이 만지는 것은 부정 탄다고 믿었던 이들이

자신이 먹은 잔은 깨버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데서 유래가 됐기 때문입니다.

그럼 식당 그릇은???

이래서 인도가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참고로 홍차를 맛나게 우려내기 위해서는

주전자, 찻잔, 티스푼 등 다구도 따뜻한 물을 부어 예열해줘야

차의 맛과 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

이건 팁이 아니라 사실은 다 아는 내용 맞습니다.

 

 

 

- 짜이는 일회용 토기컵에 따라 마셔야 제 맛입니다. 그러나 현대 들어서는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이 많이 사용  돼 아쉬움이 남습니다.

 

 

여름엔 캐드몽(카다몬)을 겨울엔 생강을 진하게 우려내어 마시는 마쌀라 짜이.

각자 좋아하는 커피가 다르듯이 인도에는 개개인의 짜이 취향이 있습니다.

민트와 생강을 진하게 우려낸 민트어드락왈리짜이도 맛납니다.

 

 

2014년 총리에 선출된 나렌드라 모디가 어렸을 적 암다바드 버스정류장에서

짜이를 팔던 짜이왈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웬지 짜이 한 잔이 더 꼴린다는!!! 이들도 있는데

나 또 한 예외가 아닙니다.

 

 

하지만 너무 달달한 짜이를 많이 마시면 당뇨병을 걱정해야 합니다.

실제로 인도에는 당뇨병 환자가 엄청 많고 그 증가세도 세계 최고라는 사실을 보면

짜이가 그 원인중 하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내 노파심이지만 말입니다.

다음에는 라씨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저는 김씨입니다만-(아이구 썰-렁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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