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고개를 들어야 보이던
가을 단풍이
이젠 눈길 가는 곳 마다 불을 붙입니다.
가슴을 태우고도 남을 열기로 말입니다.
그럴 때 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라는 가을편지 노래가 나오고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10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중략)
-이룰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라는 가사도 자동으로 떠오릅니다.
10월이기에-
가을이라서-
가능한 일들입니다.
산하(山河)의 단풍보다 더 진하게 물든 내 가슴은
이미 ‘가을 편지’를 읽었고
‘잊혀진 계절’도 노래 했지만
여전히 붉기만 하니-
아마도 서설(瑞雪)이 내리는 날에야
진정이 되지 싶어 집니다.
아-
가을
참 좋은 시간대에서 곱게 물들었으면 합니다.
그대와 내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