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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이야기

봉수산 산행 - 2

by 고향사람 2014. 7. 7.

 

슬픔 가득한 ‘묘순’이 전설도

 

아주 오랜 옛날-

지금의 대흥 땅에 ‘묘순’이라는 딸과 아들을 둔 어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어머니가 낳은 아들 딸은 모두 힘이 엄청 쎈 장사들이었습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할까.

이 어머니 앞에 산신령이 나타나 청천벽력 같은 말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들 딸 두 장사의 힘이 너무 강하여 둘 중에 한명을 저승으로 데리고 가야 한다며

둘 중에 한 명을 고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아들 딸에게 시합을 시켜서 이긴 자식을 살리기로 작정키로 한

어머니의 말에 따라 산신령은 한 명은 쇠 신발을 신고 천리 길을 다녀오게 하였고,

다른 한 명은 성을 쌓으라고 하였습니다.

아들은 천리 길을 다녀오기로 했고 딸 묘순이는 성을 쌓기로 하였습니다.

 

 

 

두 사람이 경합을 하고 있는 동안 어머니의 마음은 집안의 대를 이어갈

들이 이기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천리 길을 떠 난 아들은

돌아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데 딸은 어느덧 성을 완성해 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 마음은 점점 초초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제 성문 위에 올릴 큰 돌만 가져다 놓으면 일이 끝나게 되는

딸을 보면서 어머니는 서둘러 팥죽을 쑤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커다란 바위를 구해서 들고 오는 딸이 보이자

어머니는 얼른 팥죽을 권했습니다.

 

 

 

그러자 딸 묘순이는 마저 일을 하고 먹겠다며 성문쪽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딸의 치마를 잡으며 어머니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는 이제 돌 하나만 얹으면 끝이고 그럼 네가 이기는데 무얼 그리 서두르냐.

딸이 생각해도 그런 것 같았습니다.

아직 오빠가 돌아 오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묘순이는 어머니가 건네 준 팥죽을 받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죽이 얼마나 뜨겁던지 도무지 빨리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입으로 후- 후- 불다보니 시간이 많이 갔습니다.

 

 

이 때 였습니다.

마을 어귀로 돌아 서는 오빠의 모습이 보인 것이 말입니다.

결국 묘순이는 뜨거운 팥죽을 불어가면서 먹느라 마지막 돌 하나를

성문 위로 올리지 못했고 약속대로 저승으로 끌려가고 말았습니다.

 

이 날 이 후부터 비오는 날 묘순이가 성문위로 올리지 못한

바위를 두들기면서 "묘순아 묘순아 팥죽이 웬수지?"하고 부르면,

바위에서는 "그려~ 팥죽이 웬수여~"라고 대답하는 소리가 들린다 합니다.

 

지금은 바위가 성곽 밑에 깔려 있어 그 전설을 희석 시키고 있는 형국이 돼 버려

아쉬움을 더 남기게 합니다.

 

 

 

봉수산 만큼 높은 역사의 탑을 보자

 

내 고향 광시는 대흥면사무소에서 4킬로미터 남짓 떨어져 있습니다.

봉수산이 대흥산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대흥면에 가장 많은 산자락을

할애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제강점기까지만 해도 대흥현(대흥군)으로 불린 대흥면은

덕산·예산 일대 행정·교육의 구심점이었습니다.

이런 덕분에 대흥면 교촌리에는 덕산·예산보다 100년 앞서 1405년 문을 연

대흥향교가 남아 있고, 향교 앞쪽에 600년 된 거대한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1963년 건설된 예당저수지 물길(무한천)은 예산읍내를 거쳐

삽교천으로 흘러 드는데 저수지가 들어 서기 전에는 교촌리 마을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지금도 이 일대는 땅을 깊이 파면 펄흙이 쏟아져 나온다고 합니다.

소정방 군대가 서해 뱃길을 타고 벼룩부리란 곳에 배를 대고

임존성 공격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대흥은 서해 바다와도

인연이 깊은 지역이었던 셈입니다.

 

면소재지 동서리엔 옛 대흥현의 동헌이 남아 있습니다.

일제강점기까지 읍성과 객사·옥사 등 관아 건물이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동헌으로 드는 ‘임성아문’ 앞 240년 된 느티나무 옆엔

‘이성만 형제 효제비’가 있는데 우애와 효성이 지극했던 형제를 세종대왕이 불러

격려한 내용 등이 171자의 이두·속자·고자·기호 등으로 적혀 있습니다

 

예당저수지에 잠긴 개뱅이교(가방교) 부근에 있던 것을 옮겨 놓은 것인데

교과서에도 실렸던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여기서 비롯됩니다.

-가난 했지만 의가 좋았던 형제가 서로를 배려 하는 마음으로

상대편에게 좀 더 식량인 볏단을 나눠주다 달 밤에 논둑에서 만나게 됐다는-

 

예산군은 해마다 9월 의좋은 형제 이야기를 소재로 내건

‘예산 옛이야기 축제’를 대흥면 일대에서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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