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절반이 우기(雨期)기 필리핀.
비 소리만 들어도 질릴만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물 부족이 심한 나라입니다.
민다나오 내륙쪽은 벼 농사도 2모작이 전부입니다.
건기에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할 수 없어서입니다.
물 관리만 잘 하면 3모작을 넘어 4모작까지 가능한 곳이 이 나라인데-
우리 회사에서 땅을 매입한 곳도 물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관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한국에서 드릴링 기계와 전문가가 와 있는터라
우선 샘부터 파기로 한 겁니다.
샘을 파려면 수맥 탐사가 앞서 이뤄져야기에
한국 전문가?가 직접 나섰습니다.
필리핀에서는 구할 수 없는 수맥 탐사봉(엘로드)을 직접 제작하기로 하고
시내에서 구리선 80센티미터 정도를 사오게 한 뒤
이것을 절반으로 잘라 임시 탐사봉으로 쓰기로 한 겁니다.
소위 한국에서 통칭하는 엘로드를 직접 만든 겁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 사람들 참 대단합니다^^ )
다행이도 새로 매입한 땅에서는 큰 수맥이 잡혔습니다.
엘리도를 이리저리 들고 다니는 한국인의 모습이 신기 했던지-
동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나와 기웃 거립니다.
-저거이 뭐하는겨.
나잇살이나 들어 보이는 피노이들은 영낙 없이 물어 봅니다.
무슨 큰 조사나 나온 것 처럼 여기던 이들도
그게 수맥 탐사하는 거라는 말에는 믿기지 않나 봅니다.
뭔 물 조사를 달랑 구리막대 두 개로 하느냐는 표정들입니다.
아무튼 큰 수맥터를 잡아 놨으니 조만간 기계를 옮겨
관정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서 출장 나온 우리 멋진 사장님의 실력도 테스트? 해 볼 겸 말입니다.
물이 안나오면 어쩌냐구요-
여긴 필리핀이니까 변명 거리도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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