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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필리핀에서 수맥탐사

by 고향사람 2013. 10. 10.

1년 중 절반이 우기(雨期)기 필리핀.

비 소리만 들어도 질릴만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물 부족이 심한 나라입니다.

 

민다나오 내륙쪽은 벼 농사도 2모작이 전부입니다.

건기에 물이 없어 모내기를 할 수 없어서입니다.

물 관리만 잘 하면 3모작을 넘어 4모작까지 가능한 곳이 이 나라인데-

 

우리 회사에서 땅을 매입한 곳도 물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관정을 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한국에서 드릴링 기계와 전문가가 와 있는터라

우선 샘부터 파기로 한 겁니다.

 

샘을 파려면 수맥 탐사가 앞서 이뤄져야기에

한국 전문가?가 직접 나섰습니다.

필리핀에서는 구할 수 없는 수맥 탐사봉(엘로드)을 직접 제작하기로 하고

시내에서 구리선 80센티미터 정도를 사오게 한 뒤

이것을 절반으로 잘라 임시 탐사봉으로 쓰기로 한 겁니다.

소위 한국에서 통칭하는 엘로드를 직접 만든 겁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 사람들 참 대단합니다^^ )

 

다행이도 새로 매입한 땅에서는 큰 수맥이 잡혔습니다.

엘리도를 이리저리 들고 다니는 한국인의 모습이 신기 했던지-

동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나와 기웃 거립니다.

-저거이 뭐하는겨.

나잇살이나 들어 보이는 피노이들은 영낙 없이 물어 봅니다.

 

무슨 큰 조사나 나온 것 처럼 여기던 이들도

그게 수맥 탐사하는 거라는 말에는 믿기지 않나 봅니다.

뭔 물 조사를 달랑 구리막대 두 개로 하느냐는 표정들입니다.

 

아무튼 큰 수맥터를 잡아 놨으니 조만간 기계를 옮겨

관정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서 출장 나온 우리 멋진 사장님의 실력도 테스트? 해 볼 겸 말입니다.

물이 안나오면 어쩌냐구요-

여긴 필리핀이니까 변명 거리도 많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