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오'라는 말 오랫만에 써 봅니다.
일본 말로 얼굴이라지요.
'가오 잡다'를 우리 말로 하면 낯을 세운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피노이 직원들과 일하다 보면
가오잡기 그러니까 낯 세우기가 정말 힘이듭니다.
오늘 만 해도 그렇습니다.
추석날임에도 불구
필리핀에서 사는 죄???로 휴일없이 일을 하는데-
하필이면 전화도 안터지는 산속 광산 개발 현장으로 출장을 가게 됐습니다.
그곳서 일하고 있는 불도저와 바코 기름이 떨어 질 때가 돼
경유 한 드럼 배달차 현장 지도겸해서 가는 길이었습니다.
한 시간 쯤 잘 달리던 차가 멈춰 선 겁니다.
떠 나기 전 제발 정비 좀 잘하라고 수십번 당부?했는데 말입니다.
길가에 차 세워 놓고
밑으로 기어 들어가고
위로 올라가고-
난리도 아닙니다.
오전부터 그런게 점심 때까지도 그대로입니다.
근처 패스트 푸드점에서 닭다리 몇개 사고
밥 한 덩이로 배를 채웠습니다.
그것도 길가에서 말입니다
오늘이 추석인데- 하면서 거지 처럼 밥을 먹자니
고향집만 그리워지고-
차를 고치고 나니 오후 3시반
광산까지 가려면 적어도 4시간은 더 달려야 하는데-
- 냅둬라 그만 집에 가자
결국 길가에서 거지 처럼 점심 먹고 먼지 폴폴 쐬면서 기다리다
사무실로 돌아 왔습니다.
내일 새벽에 다시 출발하기로 하고 말입니다.
오늘이 추석만 아니라도
성질이 좀 덜 났을텐데-
피노이들하고 일하다 보니 정말 가오잡기 힘듭니다.
보스가 길바닥에 주그려 앉아 점심을 먹게 하질 안나
에어컨은 언제 고칠건지 차 안에서 부채질을 하게 아나
정말 요즘 가오 안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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