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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이야기

젠산 - 참치 도시를 가다 (하)

by 고향사람 2013. 9. 11.

(중 - 에서 이어집니다)

 

이 도시의 학습 구경거리 하나를 추천한다면

시청 뒤에 있는 식물원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젠산 시청이 꾸민 식물원의 이름은 ‘야다오 자연정원(Yadao Nature Garden)’입니다.

 

이 식물원은 가로 200m, 폭 50m 의 크기로

매년 열리는 참치행사장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각종 행사장으로 사용되는 부지)

식물원 안에는 300 여종의 화초가 있고 난(蘭), 선인장, 대나무,

야자 나무 등이 식재돼 있습니다.

이 식물원 주변으로는 꽃이나 각종 나무 화분 등을 파는 소형 가계들이 즐비합니다.

따라서 어느쪽이 공원이고 어느 것이 상인들의 것인지 구분하기가 애매할 정도입니다.

 

반면 젠산시내와 인접한 해변가는 산책하기 좋은 풍광이 펼쳐집니다.

다만 밤에는 주변의 걸인이나 불량인들과 시비가 붙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또 젠산의 트로피칼 해변은 검은 백사장이 인상적입니다.

종일 햇볕이 내리 쬔날-

늦은 오후 모래 찜질을 하면 신경통에 좋다고 합니다.

 

- 도시 어디를 가도 참치 축제와 관련된 것들이 많습니다. 에스엠도 예외는 아니었구요.

 

- 어께에 메어 나르는 참치를 눈으로 직접 본게 이색적이었습니다. 장소는 피쉬포트입니다. 

물론 해변이 좁고 길이가 짧아 물놀이 하는 아이들과 자주 충돌할 수도 있어

신경통은 치료될지 몰라도 스트레스는 좀 받게 생겼습니다.

외사촌 아우가 보라카이 뺨칠 정도로 멋있다고 해서 기대 만땅으로 갔었는데-

어시장에서 묻은 비린내만 떨궈내고 돌아 섰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우가 소개한 해변은 인근 섬에 있는 비치였습니다.

 

젠산 참치 축제-

길거리 퍼레이드가 볼만 하다는 소문이었는데

우리는 축제시작 이틀째 이곳에 온 탓에 멋진 행진은 보지 못했습니다.

반면 시청앞에 전시해 놓은 퍼레이드 차량은 실감나게 체험했습니다.

만저 보고 올라 타 보고 했으니까 말입니다.

 

모든 차량이 참치 모형이었고

일부는 차량에 용궁을 통째로 올려 놓은 것 처럼 데코레이션이 대단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돈이랑 시간 꽤나 들였구나 싶어 졌습니다.

정말 이들이 참치축제에 쏟아 낸 정열을 가늠해 볼 수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또 매일 밤 진행되는 축제마당도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노래 춤은 물론 먹거리도 풍성했는데-

다만 속상한 것은 먹거리 마당에 참치 보다는 닭꼬치가 더 많았고

장사치들의 호객 소리가 더 컸다는 겁니다.

 

 

촌스러운 것이 더 필리핀 답다면 그저 웃고 말아야 겠지만

여덟시간 넘게 달려 온 곳이요 이틀밤을 호텔에서 자면서 지켜 본 축제 치고는

 

촌스러움만 실컷 본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으니까 말입니다.

 

참치 축제장에서 참치 회 맛을 볼 수 없고

대신 시장에서 사야하는 곳-

행사장에는 장사치들만 들끓고

안내 팜플릿 한 장 구할 수 없는 세계적인???? 행사가 되다보니

까가얀데오로까지 돌아 갈 걱정이 앞섰습니다.

 

알아서 찾아가야 하는 행사장-

일요일인 8일에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호텔 데스크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참치축제 일정에 대해 물어도

대답을 듣고 보면 나보다도 더 알지 못한다는 겁니다.

체크아웃을 하고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해변 참치파크로 가 봤더니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 들고 있었습니다.

 

- 이건 뭘까요. 처음 볼 때 의아했었는데 바로 참치 아가미 입니다. 참 크죠.

 

 

방카보트 경주가 있었던 겁니다.

1인승 방카보트를 4명이 한 조를 이뤄 경주에 참가 했는데-

우승팀에게는 소형보트 엔진과 오일, 티브 등 상품도 푸짐했습니다.

 

연고지별로 혹은 가족 응원단까지 가세하니 경주 자체보다도

허리춤까지 물에 적셔가며 바다로 들어 와 응원하는 모습이 더 볼만했습니다.

이 행사는 전혀 예상치 못하고 있다 우연히 구경하게 돼

덤을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알아서 그리고 찾아서 봐야 하는 참치축제였지만

그래도 필리핀 한 도시를 새롭게 알고 가는 게 이번 여행의 수확이라면

그래도 감사하지 싶긴 합니다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은 혹여 참치라는 맛에 홀리거나

아님 축제라는 멋에 빠져 일부러 이곳까지 구경을 올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참치고기는 한국서 먹는 맛이 최고요

축제는 필리핀 어느 도시나 지방서 열리는 것과 대동소이한 까닭입니다.

거리 퍼레이드 역시 동원된 학생들이 북치고 장구치고-

장식한 차량이 뒤 따르는 그 뻔한 스토리 말입니다.

 

가끔 필리핀 관광청이라는 이름하에 세계에 홍보하는 내용은

말 그대로 장삿속이라는 사실은 나 처럼 이렇게 엉덩이에 무좀? 생길 만큼

긴 시간 차 안에 앉아 있는 고행을 해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까가얀데오로로 돌아 오는 길-

젠산에서 코로나달까지 멋지게 직선으로 뻗은 4차선 도로는

필리핀 다른 곳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멋진 도로였다는 감흥하나로

8시간을 잘 참을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필리핀은 살수록 재미있습니다.

이중 ‘또 속았다’ 하는 재미가 제일 크지만 말입니다^^

(글 사진 = 부싯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