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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긁어 부스럼 -

by 고향사람 2013. 9. 1.

우리 속담중에 ‘긁어 부스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냥 놔두면 괜찮을 것을 건드려서 탈이 나게 한다는 뜻입니다.

 

요즘 막내 아우가 그 속담을 곱씹고 있습니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놨기 때문입니다^^

 

아우는 어렸을 때 왼쪽 팔꿈치를 다쳤습니다.

내 기억으로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지 싶어집니다.

둘째 아우가 막내를 리어카에 태우고 내리막 길을 달리다

운전? 부주의로 전복 사고를 낸 겁니다.

 

이 때 막내가 팔꿈치를 다쳤는데

시골 병원서 대충 치료 받은 게 화근이 돼

나이 40이 넘어서까지 부작용이 있었나 봅니다.

그러던 차 지난번 한국에 나갔다가 병원에 들렀더니

수술을 하는 게 낫다고 해 그리 했는데-

이게 보통 수술이 아니었던 겁니다.

 

팔굼치 뼈를 인위적으로 부러뜨린 다음 양쪽에 바를 대고

나사못을 여덟 개나 박는 대형 수술이었던 겁니다.

이 수술 후유증으로 아우는 지금 팔도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술 자국은 또 얼마나 크게 나 있는 지-

 

물리치료를 받다가 필리핀으로 들어 왔는데

요즘 집에서 자가로 재활훈련중이지만 이게 도무지 차도가 없는 겁니다.

세수도 못할 정도로 수술한 팔이 펴지질 않으니 나까지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정말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놓은 결과가 된 것 같아섭니다.

 

화톳불과 여자 마음은 들 쑤실수록 탈이 난다고 했던가요.

아우가 그 꼴이 되지 않았으면 싶어지는데-

암튼 요즘 집에서 물리치료 받느라고 생땀을 흘리고 있는 중입니다.

 

쌩돈 들이고

몸 고생하고

마음까지 심란해 있는 아우를 생각하면

무슨 일이든 심사숙고(深思熟考)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필리핀에서 하는 모든 일들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