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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불알이 없어지려나 봅니다

by 고향사람 2013. 7. 18.

 

불알-

아직도 북한에서는 전구를 불알이라 부른다지요.

내 경우에는 어릴적에 전구다마(전구+다마)라고 많이 불렀던 것 같습니다.

전구(電球)하면 되는 것을 왜 일본말일 다마까지 붙여 불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역전앞이라고 하던 거와 비슷했을 겁니다.

 

아무튼 한국에서는 불알로 불리는 백열전구가 없어지려나 봅니다.

1백27년만에 사라진다고 하니 그 역사가 장구하기도 합니다.

한국에 첫 불알이 설치된 것은 1879년 토머스 에디슨과

영국의 조셉 윌슨 스완이 백열전구를 발명한 뒤 8년 만의 일이었다고 합니다.

 

세계사로 봐도 엄청 빠른 도입입니다.

당시 문명의 총아였던 이 시설은 에디슨전등회사가 가설했다고 합니다.

에디슨사는 동양에서 처음 가설되는 발전·전등시설이란 점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면서 가장 성능이 뛰어난 장비로 설치했답니다.

첫 시설은 16촉 광열등 7백50개를 점등할 수 있는 규모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당시 전등을 일컬어 ‘건달불(乾達火)’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툭하면 꺼지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게 꼭 건달을 닮았다고 그렇게 불렀다니-

과거 우리가 호칭했던 불알이나 다마는 비교도 안되는 표현같습니다.

일부에서는 신기한 불빛이라고 ‘묘화(妙火)’라고 부르기도 했고

때론 괴상한 불빛이라며 ‘괴화(愧火)’라고도 했다니까

얼마나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었는지 미뤄 짐작이 갑니다.

 

반면 필리핀에는 백열전구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골목 가로등까지 막대 형광등을 많이 쓰고 실내는 대개 불알닮은? 형광등이나

LED 램프를 사용합니다.

물론 아직 전기가 들어 가지 않는 곳도 수없이 많습니다.

이들에게야 전구를 불알으로 부르든 건달불이라고 부르든

별로 관심이 없겠지만 말입니다.

 

한국에서는 건청궁에 불을 밝힌 지 127년 만에 퇴출되기 시작한 불알&건달불.

전기 요금 비싸기로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필리핀에서도

하루빨리 건달불(백열전구)이 없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백열전구는 형광등이나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같은 새로운 조명기기에 밀려 사라져갔다. 전력을 너무 많이 먹는 데다 수명도 짧았던 탓이다. 백열전구에 투입되는 전력량 가운데 5%만이 불을 밝히는 데 쓰인다. 나머지 95%는 열에너지로 발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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