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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요즘 어찌 사느냐고 묻지 마세요

by 고향사람 2013. 7. 15.

누가 나 보고

요즘 어찌 살고 있느냐고 묻는 다면-

답(答)이 궁색해 질 것 같습니다.

 

왜냐면

나도 뭔 정신으로 살고 있는지 모를 때가 많으니까 말입니다.

 

오늘만 해도 그렇습니다.

닷새간 팔라완 여행 잘 하고 돌아와 이틀을 더 쉬고

오늘 일터가 있는 민다나오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으로 갔습니다.

 

비행기 탑승을 위해 수속을 하는데-

체크인 카운터 아가씨가 내 비행기는 이미 출발을 했다는 겁니다.

-뭔 소리여. 여기 17시 그러니까 오후 다섯시 출발이라고 써 져 있는디 말여.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잖여-

하면서 표를 내밀자 아가씨가 다시한번 확인하더니 틀림없이 떠났다는 겁니다.

그리고는 내가 손가락으로 가르킨 시간을 보고는

-이건 내 목적지인 까가얀데오로 공항 도착시간이라는 겁니다.

 

깜짝놀라 돋보기 안경을 꺼내 살펴보니 정말이었습니다.

출발시간은 오후 3시25분이었고 말입니다.

-이런 열여덜(18)

나도 모르게 나 한테 욕을 바가지로 퍼붓고 있었습니다.

 

집에서 아침부터 몇 번을 확인 한 건데도 도착시간만 본 겁니다.

그게 출발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나왔으니-

시간도 늦어 이미 비행기 스케줄도 다 마감이 된 터라 집으로 돌아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눌이 공항까지 전송을 나왔는데-

민망해서 혼났습니다.

 

-치매도 아니구 이게 뭔 일이래.

마누라는 집에 도착할 때 까지 나를 놀리고 민다나오 아우는

-형 이젠 별짓 다한다며 웃어대는 소리가 귀를 아프게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요즘 사는 게 말이 아닙니다.

얼마 전에는 길이 막혀 비행기를 놓치지 않았나-

신분증을 가져 가지 않아 비행기를 못 탄적도 있고-

 

아-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지.

요즘 들어선 대책없는 내가 정말 싫어집니다.

너 왜 사니 - 거울을 볼 때 마다 하는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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