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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필(phil - feel)

당당한 피노이 싱글맘

by 고향사람 2013. 5. 26.

싱글맘-

흔히 남편없이 애를 키우는 여자를 일컬을 때 쓰는 말입니다.

그 이유야 어찌 됐던 간에 싱글맘이라는 단어는 예전과 비교해 보면

정말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게 됩니다.

당당한 싱글맘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전에는 싱글맘이라면 양(陽) 보다는 음(陰)의 분위기가 강했었습니다.

반면 지금은 결혼없이 아이를 낳아 키우거나 입양해 기르는

보다 적극적인 싱글맘이 늘어나면서 당당한 싱글맘이 많아 졌습니다.

 

필리핀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아니 예외가 아니라 어느 나라 싱글맘보다 당당한 것이 피노이 싱글맘들입니다.

긴 출장에 여관 주변 음식점과 깐띤(작은 가계), 시장을 수없이 다니면서

많은 피노이들을 만나게 됐는데-

이중에는 상당수가 싱글맘이었습니다.

 

이들 특징중 하나는 자신이 싱글맘이라는 사실을 절대 감추지 않는 다는 겁니다.

특히 미혼, 혹은 학생인 경우가 임심을 해 낳은 아이 일지라도

자식은 ‘신의 선물’이라며 그 자녀를 키우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니다.

하기사 까가얀데오로에 있는 우리 집 헬퍼도 대학 다니면서 알게 된

친구와 아이를 갖게 됐는데- 아비없이 그 아이를 낳아 키우겠다고 하고 있으니

그 예를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여관 아래층 깐띤서 일하는 스믈아홉 아가씨(아줌마)는

인상부터가 정말 참하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지금 일곱 살 딸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입니다.

마닐라서 일 할 때 알게 된 남자와 동거를 하다가 낳은 아이라는데-

어느 날 남자가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 도망을 갔다는 겁니다.

-이런 나쁜놈.

하지만 이 아줌마는 매일 행복해 합니다.

자기 딸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주 가는 식당에서 일하는 아가씨(아줌마)는 이제 스물둘인데

남매를 두고 있답니다. 물론 혼자서 애를 키우고 있습니다.

일주일 아니 일년 내내 죽도록 일해야 아이들 뒷감당도 벅차다고 하면서도

절대로 남편(남자 친구)에게 아이들을 넘겨 줄 생각은 눈꼽 만치도 없다면서 말입니다.

-그래 너 잘났다.

속으로 그렇게 대꾸하면서도 그 얼굴을 보면 왜 살아야 하고

왜 죽도록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읽게 됩니다.

 

이런 싱글맘을 만나게 되면 계산을 할 때 일부러 좀 큰 돈을 내면서

거스름 돈은 팁이라고- 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그 자식에게 군것질거리라도 사다줄

싱글말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싱글맘-

자칫 의기소침해 질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필리핀과 한국,

아니 전 세계에 있는 모든 싱글맘들이 당당하게 살수있는 그런 세상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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