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사일을 쏜대도
처녀가 애을 낳았다해도
내겐 별로 놀랄일이 아닙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놀라다 보니
이젠 웬만한 일에는 심장이 벌렁거리지도 않습니다
아마 이 사진을 보면 내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갈 겁니다.
어제 오후
한 직원이 헐레벌떡 달려 와 하는 말이
백호(포크레인)가 뒤짚어 졌다는 겁니다.
'자다가 남의 다리를 긁어도 유분수지'
이건 밑도 끝도 없이 포크레인이 엎어졌다니 뭔 소린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가만 들어 보니 우리 회사 포크레인이 일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겁니다.
그것도 옆으로 넘어져 심하게 망가진 대형사고 였습니다.
워쪄다 그랬냐고 물었더니 대답하는 놈마다 다 다릅니다.
도랑 옆에 세워 놨는데 물살이 세서 모래가 유실되고 그래서 바코가 넘어 졌다는 놈
잠깐 다른데 갔다가 와보니 포크레인이 누어 있더라는 놈
결국 다시 알아보니 작업자가 안전의식이 없어 설마 하면서 무른 땅에 들어 갔다가
한쪽 흙이 침몰되면서 일어난 대형사고 였습니다.
작업 기사는 포크레인이 넘어지는 순간 운전대에서 뛰어 내려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순발력이 있으면 차가 넘어지기 전에 조처를 했어야지
운전석이 있는 캐빈이 다 찌그러져 있습니다.
하마터면 인명사고로 연결이 될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이 덩치를 어찌 일으켜 세워야 할지-
지금 고민이 산 만큼입니다.
아우는 이것과 같은 크기의 포크레인을 가져가서 작업하는 수 밖에 없다며
트레일러를 빌리는 중입니다.
한번 실어 옮기는 데만 60만원이 넘게 듭니다.
두 대를 다시 회사 마당으로 옮기려면 그 비용만도 적지 않습니다.
수리비는 또 얼마나 나올지
날마다 이 처럼 놀랄 일이 많다보니-
웬만한 사건으로는 가슴이 콩닥거리지도 않습니다.
결혼도 하지 않은 헬퍼가 임신해 와도 그런가 보다 하고
옆 빌리지 가드가 총 맞아 죽었다고 해도 놀라지지가 않습니다.
-마누라 바가지 긁는 소리는 여전히 무섭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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