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비포장 도로, 그러니까 소위 매니아들이 말하는
오프로드를 달려 보기 위해서는 일부러 시골이나 산간 지역을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 들길-산길은 웬만한 포장도로 못지 않게 길이 잘 정비돼 있어
진정한 오프로드를 경험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필리핀요.
그것도 민다나오쪽은 시내 빼고는 거개가 오프로드라고 보면 틀림이 없습니다.
시 외곽으로 빠져 나가면 국도도 포장이 다 망가져 오프로드보다 더 심합니다.
과적 차량이 많이 다녀 콘크리트가 다 깨져버린 탓입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런 도로를 오프로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오프로드라면 다리 없는 강을 건너고
벼랑 아래가 보이지 않는 좁은 산길을 달리는 맛이 있어야 합니다.
저런 곳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언덕이 몇 개는 있어야 하고
네발 달린 짐승도 겁낼 만큼 험한 코스가 중간중간 나와줘야
오프로드 소리를 들을 만 합니다.
며칠 전 그런 곳을 다녀 왔습니다.
비까지 내리는 험로는 산속을 지나 산 능선을 따라 났는데-
비구름이 덮여 꼭 천상을 향하는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가다가 하나님 만나는 거 아냐.
이 소리가 수시로 나왔으니까 말입니다.
살다보면 별일을 다 겪게 되지만
이날 오프로드를 달리면서 세상에는 이런 길도 있구나 하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민다나오 내륙 깊숙이 자리한 크롬광산을 찾아 가는 길이 그렇게 험했습니다.
비 내린 황톳길이 눈길보다 미끄럽다는 사실도 이날 체험했으니까 말입니다.
이날 무사히 하산? 했기에 글도 남길 수 있지만
다시 그곳에 가라면 자동적으로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릴 것 같습니다.
오프로드-
함부로 말할 것이 아니라는 것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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