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오늘-
피노이 매니저를 앞세우고 클라베 앞 바다에 있는
라피니간(lapinigan)이란 섬에 다녀왔습니다.
뜬금없이 이름 없는 섬을 찾은 게 아니라
지난 주 바비큐 깐띤에서 식사를 하면서 그곳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을 만난게 계기가 돼 이곳을 찾게 된 겁니다.
방카보트로 10여분 떨어져 있는 이 섬은 주민이라고 해야
젖먹이까지 다 친다해도 2백명도 안되는 정말 작은 섬이었습니다.
그래도 바랑가이(면사무소???)도 있고 교회도 보였습니다.
낮선 이방인이 나타나자 마을에 있는 꼬맹이들이 줄줄이 따라 붙고
동네 어른들 역시 뭔 일인가 싶어 내 모습을 꼼꼼히 살피는 눈치입니다.
매니저 말에 의하면 이 섬에 사람이 살면서
외국인이 들어 온 것은 처음이라는 겁니다.
하기사 외국인 구경하기 힘든 촌동네에다 그것도 섬으로 나뉜 곳이니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사진 좀 찍을 있을 거라는 기대는-
막상 섬에 가 보니 모래톱 하나 없고 쉴 만한 정자 한 곳이 없었습니다.
섬을 일주 하고 싶었지만 도로도 나 있지 않아 도중에 포기했습니다.
마침 우리를 소개해 준 이가 깐띤을 운영하고 있어 콜라 한 병 사 마시고
혹시나 싶어 배낭에 넣어 갔던 컵라면과 김, 통조림을 다 나눠주고 왔습니다.
관광지도 아니고 주민이라고해야 어른이 70명도 안되는 섬에서
사탕 등 군것질 거리 팔아서 아이들 가르치려니 얼마나 힘들까 싶어섭니다.
주말에 짧은 여행은 좋았지만
돌아오는 방카보트에 앉으니 생각이 길어 집니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하기 힘들다고 했는데-
맘 착하고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 이들은 언제나 돼야 잘 살까-
아직도 마음 한 구석이 착잡합니다.
아우들과 사업 꾸려나가기도 벅찬 마당에(내 코가 석자이면서-)
남 걱정하는 게 호사스런 짓 같아서 말도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들에게 삶의 희망이 되는 푯대가 되고 싶습니다.
-가난이 죄 처럼 여겨지는 세상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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