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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무식이 하늘을 찌르니-. 아- 레미제기랄

by 고향사람 2013. 1. 27.

어젯밤에 영화 레미제라블을 관람했습니다.

필리핀 까가얀데오로에서입니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 남우 여우 주연상을 받은 영화에다가

한국에서 수 백만명이 관람하는 등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는 소식에

은근히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던 터라 기대 또한 컸습입니다.

이 영화는 필리핀보다 한국에서 먼저 개봉됐습니다.

 

아우랑 같이 마지막 상영시간에 맞춰 극장을 찾았습니다.

1인당 130페소(한화 3400원 정도)씩 주고 표를 끊고

콜라에 팝콘봉지까지 들고 영화관에 들어 섰습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지 않은 관람객에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는 사전 정보가 있어

관객이 많고 적음에 개의치 않았습니다.

 

예고편을 십여가지나 보고 나서야 본 영화가 상영이 됐는데-

역시 첫 화면부터 스펙터클하고 의자까지 진동이 올 만큼의

다이나믹한 음향 또한 가슴까지 떨리게 했습니다.

역시 소문대로인가보다며-

기대를 최고치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배우들간의 대화가 노래로 나오니 도시 알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배경 역시 중세시대라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인기 최고 영화였다는 소문에 다음 장면을 기대하면서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한글 자막 한 자 없는 뮤지컬 영화를 소화해 내기에는

내 역량이 너무 부족했나 봅니다.

짧은 영어 실력탓에 5분 간격으로 쏟아지는 하품과 자꾸 내려오는 눈꺼풀-

옆에 앉아 있던 아우를 보니 이미 고개를 뒤로 젖히고 깊은 잠에 빠져 있습니다.

이걸 더 보고 있어야 하나-

 

참다 못해 아우 다리를 툭툭 치면서 말했습니다.

-그만 보고 집에 가자.

아우도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일어납니다.

 

내 평생 영화관에서 영화 보다가 중간에 나와 보기는 처음입니다.

무식의 소치로 영화 속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하니

레미제라블이 레미제기랄이 된 셈입니다.

이 영화 좋다고 식구들 다 데려가 보자고 했었는데-

역시 우리에겐 단순 명료한 영화가 맞나 봅니다.

치고 박고 총질해대는-

 

얼른 교양 좀 높여 다음부터는 레이제라블 같은 영화를

우아???하게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