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우리 집에서 먹는 쌀은 중국산입니다.
현지에서 생산된 쌀은 물론 일본산 한국산 등을 먹다가
결국에는 중국산을 주식으로 삼게 됐습니다.
왜냐구요-고급쌀이니까요^^
사실 이 말은 피노이 쌀가게 주인한테 들은 겁니다.
제일 맛있고 좋은 쌀을 달라고 했더니 중국쌀을 추천하는 겁니다.
가만보니 쌀 알이 작고 투명한 것이 괜찮다 싶어 사왔는데
밥을 해 먹어 보니 미감이 참 좋았습니다.
기름이 좔좔 흐르는게 찰지고 맛났습니다.
사실 한국 사람들에게 안남미 계통인 필리핀 쌀은 입맛에 맞지 않습니다.
반면 일본쌀은 가격이 비싸고 한국쌀 역시 비싼 가격에 반입량도 적어
구하기가 쉽지 않아 점점 밥상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이런 차에 중국쌀을 알게 됐는데 입맛에 쏙이었습니다.
가격도 25킬로그램 짜리가 1천300페소니까(한국마트 기준)
큰 부담이 없고 말입니다.
결국 우리 집 밥은 중국쌀이 차지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거 아세요.
우리가 즐겨먹는 자포니카(단중립형) 쌀은 몸을 따슴하게 해 주는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는 반면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안남미(장립형)는
보리나 밀 처럼 몸을 차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 사람들은 겨울에 추위를 이기기 위해 쌀밥을 먹고
여름에는 몸을 차갑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보리밥을 더 먹게 된 겁니다
(오늘날은 보리밥이 특별식에 지나지 않게 됐지만요)
피노이들이 찰진 쌀을 싫어하는 것이나 우리가 안남미를 ‘바람에 날리는 밥’이라고
거들 떠 보지 않는 것은 본능적으로 몸이 반응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지 싶어집니다.
생각해 보세요.
1년 내내 더위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자포니카 쌀을 먹이면 몸이 더 더워지는데-.
그래서 이들이 본능적으로 자포니카 쌀을 싫어하는 겁니다.
우리가 안남미를 좋아하지 않듯 말입니다.
필리핀서 생산된 쌀을 열심히 먹으면 더위를 덜 타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평생 안 먹어 보던 쌀이라서인지 적응이 잘 안됩니다.
덕분에 쌀 주인이 고급쌀?이라고 소개해 준 중국 쌀을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정말 고급중에 고급인 한국 쌀밥 맛을 느끼고 싶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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