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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이야기

‘나체로 온천 즐기고 풍광에 숨 죽이는’ - 이살로그 산 속 핫 스파&폭포

by 고향사람 2012. 4. 25.

아세요??? 한 밤중에 발가벗고 온천하는 재미를-.

모른다구요? 아직 경험이 없다구요!!!

그렇다면 이살로그산(Mt. Isalog)과 폭포, 핫 스파가 있는 나가시티(Naga City)로 가 보세요. 필리핀 유명 관광지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나가시티는 마닐라에서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여덟시간 정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작은 도시인지라 지금까지는 마욘화산이나 래가스피쪽으로 여행을 하기위해서 거쳐 가는 곳에 불과 했습니다. 이 도시 근교에 숨어 있는 핫 스파와 계곡&폭포를 알지 못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우리 가족역시 이 도시는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는 코스거니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마욘화산과 레가스피를 둘러보고 돌아 오는 길에 피노이 승객한테서 소문을 듣고 바로 찾아가 보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숨은 진주’를 발견하지 못했을 겁니다. 긴 여행 끝에 받아 든 시원한 막걸리 한 잔 같은 그런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이곳은 한국인들에게는 ‘딱-’인 명소입니다. 한마디로 ‘히든밸리’이기 때문입니다. 따끈한 온천수, 고요함 그리고-.

 

 

이곳은 나가시티에서 북쪽으로 2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이살로그산에 위치해 있습니다. 시내 버스터미널에서 까롤리나행 지프니타는 곳으로 이동한 다음 30분 이상을 달리고, 다시 마을 사람들이 운행하는 트라이시클로 갈아 탄 뒤 이살로그산 입구에 내리는 것으로 일정이 시작됩니다.

 

여기서부터는 걸어야 하는데 노약자도 큰 어려움 없이 올라 갈 수 있습니다. 도중에 신학교와 비슷한 건물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을 기점으로 오른쪽 길로 접어 든 다음 곧장 올라가면 폭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중간에 마을 사람들이 입장료 50페소씩을 받는데 궁금한 것은 이곳에서 물어보면 다 해결이 됩니다.

 

 

폭포는 의외로 웅장합니다. 높이가 13미터 정도라고 하는데-. 낙하하는 물줄기와 소리가 보는 이를 위압할 정도로 기세가 등등합니다. 그래서 이 폭포는 유명세를 탓고 이름까지 갖게 됐습니다. ‘말브사이’(Malbsay)라는- . 폭포 물 역시 필리핀에서는 경험하기 힘들만큼 시원타 못해 차가울 정도입니다. 산행도중 흘린 땀은 이 폭포수에 몸 한 번 담그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되고도 남습니다.

 

폭포수 물보라와 햇볕이 만나 만들어 내는 무지개도 환상적이고 절벽에서 뛰어 내리는 다이빙 체험은 평생 추억거리로 남길 만합니다. 수영복요? 다 필요없습니다. 입은 옷 그대로 들어가면 되고 가슴이 뜨거운 이들 중에는 물속에서 팬티를 벗어 흔드는 경우도 허다하니까 말입니다. 나체 온천요? 그거 즐기는 곳은 따로 있답니다.

 

 

폭포수가 쏟아지는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겼다면 이제는 몸을 따슴하게 데워줄 차례입니다. 핫 스파를 가기위해서는 올라간 길을 그대로 내려와 마을에 도착하면 오토바이를 대절해 그곳으로 가면 됩니다. 대략 백페소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중간에 핫 스파라는 간판이 보이는데 마을 사람들이라면 묻지 않고 현장에 데려다 줍니다. 이곳은 도착한 입구보다 안쪽으로 들어가야 입이 벌어집니다.

 

병풍처럼 둘러싼 기암절벽 밑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그 옆에 노천탕이 펼쳐져 있기 때문입니다. 물도 온도차이가 나는 여러 풀장 형태로 나눠져 있어 입맛?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낮에도 그늘이 드리울 만큼 울울창창한 곳이지만 밤에 나와 별을 보면서 온천을 즐기는 재미는 이곳의 백미입니다. 근처에서 놀러온 이들은 해거름이면 다들 집으로 돌아갑니다. 남아 있는 이들이라고는 우리 식구뿐-. 아들놈이 그럽니다.

‘아부지- 뭐하러 수영복을 입는대유. 그냥 벗구하지유’

 

이날 생전 처음 나체로 별을 세면서 온천을 즐겼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사람도 적고, 산속이라 조용하고. 정말 필리핀에서 이런 곳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조상 공덕이 많은 이라면야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온천을 하다 덥다 싶으면 바로 옆에 있는 계곡물로 뛰어 들고-. 숙소 또한 옆에 있어 밤새 물소리를 선녀 노랫소리 삼아 잠을 청할 수 있는 이곳에 있자면 내가 신선이요 왕중의 왕이라는 야무진 생각도 가끔씩하게 됩니다. 단 불편한 것이 있다면 워낙 오지이고 사람들 왕래가 적다보니 음식이나 군것질 거리를 사 먹을 ‘깐띤’(가게)조차 없다는 겁니다. 다 준비해 가야하고 다 직접 해 먹어야 한다는 게 불편일수도 있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시내에 나갈 때는 다시 매니저한테 오토바이를 불러 달라고 하면 지프니가 운행하는 도로까지 태워다 줍니다.

 

 

살다보면 심신이 무료해 질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푹 쉬는 게 약입니다. 그런 사람을 위해 준비된 곳이 바로 이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요란한 여행보다 한적함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바로 떠나 보세요. 유유자적(悠悠自適)이 고서에만 나오는 단어가 아닌 내가 직접 체험하는 현실이 될 테니까 말입니다.

 

 

 

-나가시티 모습이랍니다. 시내 중심가 로터리 부근인데 제일 번화가입니다.

이곳에서 쇼핑을 한 뒤 핫 스파로 들어가야 좋습니다.

 

-말브사이 폭포입니다. 수량이 풍부하고 수심도 깊어 다이빙도 가능합니다.

물도 차가워서 피서하기는 쵝고입니다.

 

 

-뒤에 보이는 건물이 나가시티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입니다. 500년 역사를 자랑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가 보세요 (찾아가는 방법)

 

 

마닐라 쿠바오 터미널에서 나가행을 타면됩니다. 대략 8시간 정도 걸립니다. 나가시티에서는 깔롤리나행 지프니 타는 곳으로 이동하고, 기사에게는 이살로그산에 있는 말브사이 폭포에 간다고 말하면됩니다. 작은 동네라서 폭포 가는 길을 물으면 다 잘 알려줍니다. 폭포가는 길에 입장료를 50페소를 받습니다. 물놀이 후 핫 스파로 가면 좋습니다. 이곳에는 각기 온도 차이가 나는 풀이 여럿 있으며 숙소도 있습니다. 방에 따라 1-2천페소 정도합니다. 음식은 해 먹을 수 있으며 밤에 하는 온천이 환상적입니다. 병풍처럼 둘러 싸져 있는 산과 계곡물이 참 좋습니다. 우린 대중교통을 이용했기에 직접 운전해 가실 분들은 별도의 정보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