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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필리핀서도 부채춤이 최고여-

by 고향사람 2012. 3. 30.

필리핀서 살면서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는 문화생활 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마닐라가 아닌 민다나오 촌에서 지내다 보니 ‘문화생활’은 언감생심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모처럼 공연을 구경하게 됐습니다.

그것도 제법 규모있고 재미있는 공연을 말입니다.

 

3월초에 한국인 선교사가 우리 사무실을 방문했었습니다.

전에 몇 번 찾아 와 장비를 빌려 갔던 터라 안면이 있는 이였습니다.

이번에는 무슨 일로 방문했나 싶던 차에 그가 커다란 포스터 한 장을 내 보였습니다.

공연을 알리는 포스터였습니다.

 

연말연시도 아니고 또 큰 홍수를 겪은 도시인지라

분위기상 공연을 한다는게 마뜩찮아 보였는데

선교사는 며칠 뒤 공연을 할 예정이라며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내용을 들어 보니 우리도 수궁이 갔습니다.

수재민을 위로하기 위한 공연을 준비한다고 해서 였습니다.

 

지지난 일요일이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공연을 협조하는 의미로 표를 여러장 샀기에 주변에 있는 한인들에게

표를 나눠주고 함께 갔습니다.

직원들은 퇴근 후 꼭 오라고 일렀습니다.

 

디비소리아 근처에 있는 세비얼대학 강당에서 공연이 시작됐는데-

처음에는 행사가 매끄럽지 못해 기대도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공연에 빠져 들고 말았습니다.

이 나라 전통 노래와 춤은 물론 공연까지 정말 눈을 뗄수 없을 만큼 훌륭했습니다.

 

더군다나 어디서 배웠는지 한국 부채춤을 추는데는 박수가 절로 나왔습니다.

한복 복장도 눈에 띄었지만 춤 사위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역시 필리핀서도 부채춤이 최고여-

이 소리를 연발했습니다.

 

생각지 않았던 좋은 공연을 보고 나니 기분이 업됐습니다.

이튿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직원들에게 물어 보니

역시 재미있게 보았다고 이구동성입니다.

물론 한국 부채춤이 제일 좋았다는 소리도 빼 놓지 않습니다.

 

필리핀서 한국것은 뭐 하나 빠지지 않고 다 좋습니다.

춤까지도 말입니다.

이젠 마음까지도 세계 최고라는 소리를 들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