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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아줌마 젓 좀 보여 주세요’

by 고향사람 2008. 11. 25.

‘젓 좀 보여 주세요-’


처음 보는 중년 여인한테 ‘젓 좀 보여 주세요’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열어 보입니다.

‘에이- 아줌마 젓은 너무 작네-. 왼쪽 것도 좀 보여 줘봐유’


이 주문에도 망설임 없이 젓을 보여주는 아낙은 얼굴도 고왔습니다.

‘그려 뽀오얀게 먹음직스런 젓이네. 내 입에다 좀 넣어봐요’


아줌마 젓을 인심 좋게 볼 수 있는 때는 요즘이 최곱니다.

지난 일요일도 젓을 보러 광천엘 갔었습니다.

새우젓이 많이 나는 광천장에 말입니다.

이날 최고의 젓은 ‘아줌마젓’이 아니라 육젓이었습니다.

뽀오얀 살결에 찝질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나는 게,

이 젓은 없어서 못 팔 정도랍니다. 가격도 역시 최고였습니다.


김장 담는데는 이런 고급젓보다는 보통 새우로 만든 젓도 좋습니다.

잘 삭혀졌으면 말입니다. 토굴젓으로 유명한 광천새우젓인지라

이 맛을 아는 이들은 꼭 광천 새우젓을 찿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새우젓보다 황새기젓을 사용합니다.

조기새끼로 만든 에 황새기젓은 충청도에서만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다른 지방에서는 황석우젓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김장을 담그기 위해 이 젓을 사왔더니 이웃사람들이 맛보고는

그것 좀 사다 달라고 해서 서너차례나 광천장을 다녀 왔습니다.


덕분에 아줌마가 보여주는 젓도 많이 봤습니다.

눈요기로 보는 젓도 너무 지나치면 눈총 받기 십상입니다.

그래도 뽀얀젓을 보면 눈길이 자꾸 돌아가는 것은 사내라서 그런가 봅니다.

역시 젓은 뽀얀해야 맛도 좋습입니다.


필리핀도 젓갈 비슷한 것이 있긴 하던데-,

그 품질이나 색깔이 광천것만 하겠습니까.

필리핀서도 좋은 젓 한 번 찾아 보세요. ‘젖’말고 ‘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