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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찍어 바르고, 삼키고 -

by 고향사람 2008. 9. 17.

한국 ‘M일보’에 인기리 연재되고 있는 강안남자-.

그 내용 중에 주인공이 출장 갔을 때 이야기가 잠깐 나옵니다.

처음으로 괜찮은 호텔에 여장을 푼 주인공.

욕실에 들어가서 샤워하고 나오는데 이상한 병이 있어 보니 색깔도 좋고,

향도 시원한 느낌이 들어 이것이 어디에 쓰는 물건인가 생각하다가

면도 후 얼굴에 찍어 발랐답니다. 로션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일주일 동안 한 병을 다 쓰고 와서

훗날 또 그 병과 색깔, 향기까지 똑 같은 것을 보게 됐는데,

이 때 주인공이 혼자서 민망해 혼났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그게 '가그린'이었던 겁니다. 구강 청정제 말입니다.


우리 아들놈, 어렸을 때부터 양치질이 시원챦아 가그린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가그린을 입에 넣고 ‘가글가글’하는 것 까지는

본 것 같은데, 이 후 뱉어 내는 것은 한 번도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일부러 물어 보았습니다.

‘너 가그린 어떻게 하고 있니-’

그러자 아들녀석 대답이 가관이었습니다.

‘가글가글 하고나서는 그냥 삼키는데요’


신문에 나오는 주인공이나 우리 아들놈이 뭐가 다른지.

그런 덕분에 나 역시 가그린에 대한 기억이 남 다른 가 봅니다.

필리핀에 와서도 내 개인 용품으로 가장 먼저 산 것이 가그린이었으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필리핀 가그린 정말 독합니다.

입안에 넣고 1분을 견디기 힘들만큼 말입니다.


겨우 1분을 참고 있다 뱉어내고 나면 그래도 한 동안은 입안이 '얼얼'합니다.

몇 번 하다가 넘 독해서 중단하고 말았습니다.

그러고 난 뒤 얼마나 지났을까요. 우연한 기회에 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필리핀 가그린은 너무 독해서 물에 타서 사용해야 한다고-


나 역시 가그린에 대한 추억하나 만든 셈입니다.

얼굴에 찍어 바른 이나 삼킨 놈, 그리고 원액으로 가글한 나-

그러고 보면 내 주위엔 가그린과 악연?인 사람이 참 많습니다.

필핀 가그린 한 번 사용해 보세요. 입안 세균은 물론 한 번 삼키면

기생충약 3년은 안 먹어도 될 것 같으니까 말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