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여행 길에서
여기는
설악에서 서울가는
관광버스 안
단풍보다
더 곱게 물든 얼굴들이
바람없는
차 안에서 출렁인다
간밤의 일탈(逸脫)
가슴엔 연풍(戀風)이 일고
묵은 가사(歌詞)에
어깨춤 절로 나는데
나이를 재고
체면을 따지랴
45인 정원에
춤사위
노랫가락 덤으로 싣고
훨훨 넘는 미시령
창 밖엔
만산홍엽(滿山紅葉)이
길을 물들이고
객(客)의 가슴은
단풍보다 더 고운
그림이 그려진다
이제
남은 길 천리(千里)
네 시간의 여유가
엔진소리 보다
더 조급하게 돌아간다
다시 못 볼
세월이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