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초보운전이 어렵다구요???

by 고향사람 2007. 1. 30.
긴장반, 설레임반으로 찾아 간 자동차 학원.
그리고 처음 잡아 본 운전대-.
이날을 잊을 수 없지요.

 

국가고시인 면허 필기시험을 간신히 통과하고
운전배우기 보다 강사의 잔소리 소화해 내기가 더 힘들었던
암담한 그 기억들.

 

어디 이 뿐입니까.

총각딱지 떼기보다 왕초보라는 딱지 떼기가 훨씬 힘이 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나름대로 재미 있었던 초보운전 시절입니다.
앞서가는 차 뒷유리에 딱지가 붙어 있으면

지금도 가끔씩 그 때 생각이 나 미소짓게 합니다.

 

근데 말입니다.
초보스키 타기에 비하면 운전배우기는 '앉아 있는 놈 턱 걷어차기'라는 겁니다.

 

며칠 전 회사에서 단체로 MT에 갔다가
스키타기로 단합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비발디 스키장에 올랐는데-.

아-, 아래를 내려다 보니 이건 사람이 내려 갈 곳이 아닌 것 같아 보였습니다.

 

걸어 가라고 해도 아찔한데, 스키를 타고 미끄러 내려 가야 한다니.

정말 이날 기도 많이 했습니다.

리프트까지 타고 올라 갈 때까지는 휘파람 소리 내며 신나게 잘 갔는데,

막상 강습한번 받지 않고 그대로 활강을 시도하라는데는

그 자리서 오줌 지렸습니다.

 

이 시간 이 후

스키가 하늘로 향해 있고

내 몸이 스키역할을 한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참 얼마 전에 필리핀 친구 '폴'을 소개한 적이 있쟎습니까.
이 친구도 이날 첫 스키 타기에 도전했는데,

중급 코스까지 올라 갔다가 결국 패트롤 카(스노모빌) 도움을 받아

간신히 내려 왔다는 거 아닙니까.

 

이날 부상자가 아닌 사람으로 패트롤카를 타고 내려 온 사람은

우리 팀 밖에 없었습니다.

 

초보운전은 그래도 의자에 앉아 이것저것 조작한다고 하지만
스키는 맨 몸뚱아리로 눈 밭에서 혼자 지랄을 떨어대야 하기 때문에

촛짜는 완전히 '새' 됩니다.

걸핏하면 넘어지고 들이 받고 받치고-

교통사고 이렇게 낫으면 수억 깨졌을 겁니다만,

다행이도 몸으로 때울 수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됐습니다.

 

초보운전 하시는 분들
운전이 어렵다고 생각이 들면 우선 스키장 부터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운전 처럼 쉬운게 없다는 생각이 금새 들겁니다.

정말입니다. ㅋㅋㅋ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키장에서 생긴 일 (2)  (0) 2007.02.21
스키장에서 생긴 일(1)  (0) 2007.02.19
웃는 돼지  (0) 2007.01.04
새해는 목욕탕 다녀오는 심정으로-  (0) 2006.12.31
연애시절 이야기입니다  (0) 2006.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