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도 가끔 마시고
담배는 매일 피우는
그런 친구가 있습니다
말끝마다 '씨팔' 소리가 나오고
어색해지면 '지랄하네'라며 얼버무리는
그 친구는 어릴 때 교회를 다녔습니다
지금은
전도회 때나 가끔씩 얼굴을 보이는
냉담신자가 돼 있지만
어쩌다 그 친구를 만나게 되면
서슴지 않고 만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내 줍니다
교회에 가거 든
헌금좀 해 달라며 뒷 머리를 긁어 댑니다
이젠 죄가 많아서 교회가기가 겁이 난다는 그 친구
그러면서도 아무 명목으로나 헌금좀 내 달라며
내미는 지폐를 보면
나 자신이 더 초라해 지는 느낌이 듭니다
기실
무늬만 교인인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아마도
그 친구는 분명 천국에 가게 될 것입니다
그 마음이 곱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