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만 되면 자전거를 타고 훌쩍 떠나는 버릇이 있습니다.
밀린 운동겸 새로운 세상 좀 보자는 내 나름대로의 판단 때문입니다.
지난 일요일엔 집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습니다.
어느 동네인지도 모를 곳에 들어 섰는데-
정말 예쁜 모스크(성원)가 보이는 겁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빗낱이 던지는 날씨 였지만 서둘러 몇 장 찍고 나니
제법 굵은 비가 내립니다.
오늘을 비 맛 좀 보겠는데-
은근 걱정하며 핸드폰을 꺼내 비닐봉투에 담고
지폐 역시 비닐봉투에 넣은 뒤
빗길을 달릴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비가 얼마나 세찬지 도무지 갈 수 없어
농구장에 머물며 기사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승용 트럭을 가지고 와서 나를 픽업해 가라고-
4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겁니다.
전화를 하면 어디어디라고 하는데-
양철 지붕에 쏟아지는 빗소리가 얼마나 요란한지 내겐 들리지도 않습니다.
결국 차를 기다리다 보니 비가 그쳐 그냥 자전거를 타고 돌아 왔습니다.
오는 도중 기사가 전화를 했는데-
내 대답은 단순했습니다.
-그래 너 잘났다. 그냥 집으로 가 있어라^^
덕분에 운동은 잘했으니 성질낼 일도 아니었고
예쁜 모스크도 구경했으니 본전은 한 셈이어서 나름 보람된 휴일을 보냈습니다.
열심히 다니다 보면 눈에 띄는 새로운 풍경도 많다는-
그래서 필리핀이 살만하다는 겁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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