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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필(phil - feel)

Enchanted River

by 고향사람 2017. 6. 29.

  

Enchanted River-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참 낯설었습니다.

인챈티드 리버- 발음도 그렇고

 

그런데 그 현장에 가 보니 -소리가 절로 났습니다.

인챈티드(Enchanted) 그 뜻이 매혹된혹은 마법에 걸린이란 말인데

그 말 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인챈티드 리버는 누구를 무론하고 보는 순간-

바로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돼 버립니다.

설마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현장에 가보라구요 내 말이 그 답입니다.

마법에 걸릴 수 있는 곳, 그곳이 인챈티드 강이라고 다녀 온 내가 보장합니다^^

 

얼마 전 갑자기 먼 길을 찾아 떠나고 싶어지는 겁니다.

주변 피노이들에게 갈 만한 곳을 물었더니

-두카베이를 비롯해 다바오 사말, 일리간 폭포 수리가오 아일랜드 보홀 등등

여러 곳이 추천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이미 가 본 곳이었고 또 일리간쪽은 테러리스트들이 설치고 있는

마라위 시()와 인접해 있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결국 내가 택한 먼 길은 까가얀데오로를 출발 기점으로

북쪽으로 4시간 거리에 있는 부투안 시()에서 1박하고

다음 날 바유간 시티와 산프란시스코를 거쳐 Enchanted River로 가는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까가얀데오로에서 점심을 먹고 피노이 기사 다니와 출발을 한 덕분에

부투안 시티에는 해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마침 예약한 호텔이

로빈손 몰과 같이 있어 저녁은 쇼핑몰에 있는 본 치킨에서 비빔밥을 시켜 먹고

밤에는 영화 트랜스 포머를 관람했습니다.

 

지방 쪽으로 내려온 탓에 영화 관람비도 좀 싸겠거니 했는데-

200페소를 받는 겁니다. 까가얀데오로에서는 180페소면 웬만한 영화 다 볼 수 있는데 말입니다.

암튼 시간 죽이는데는 영화 만한 것도 없지 싶습니다^^

 

이튿날 아침은 24시간 오픈하는 졸리비서 해결하고 비 내리는 아침 길을 달렸습니다.

역시 필리핀 촌 길은 언제 지나도 매력이 있습니다.

까가얀데오로에서 다바오 가는 길도 아름답지만 고개가 많은 탓에 운전할 때 많이 조심해야 하는데-

부투안에서 다바오로 넘어 가는 길은 의외로 편안했습니다.

길을 넓히는 공사 때문에 번거롭기는 했지만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드라이브 하기에는 안성마춤이었습니다.

 

그렇게 4시간 정도 달리고 나니 Enchanted River 이정표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필리핀은 이정표 인심?이 아주 인색합니다. 어쩌다 하나 세워 놓은 것도

글씨는 물론 크기도 너무 작아 보물찾기 하는 기분이 아니면 정말 화가 날 때가 있습니다.

 -저것도 이정표냐는 볼멘 소리와 함께 말입니다.

 

그래도 수년 전 Enchanted River를 다녀 온 경험이 있는 운전기사랑 함께 해서

대여섯번 정도만 유턴했지 만약 나 혼자 였다면-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도착한 곳인데 구경하는 절차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일단 입구에 도착하면 주차를 한 뒤 오리엔테이션을 받아야 합니다.

 

주의사항은 물론 입장료 밥 먹는 곳 배 타는 곳 등등-

한 참 잔소리를 듣고 나서 제일 먼저 할 일은 표를 사는 것과 빨리 움직여 셔틀 카에 올라 타는 겁니다.

차를 놓쳤다면 걸어도 7-8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으니까 억울해 할 것 까지야 없습니다.

길도 그늘이 드리워져 있어 걷기도 좋습니다.

 

표를 내고 입장하면 바로 몇 미처 아래에 에머랄드 빛 호수가 보입니다.

-세상에나 어쩜 저렇코롬 아름다운 파랑색이 나올수 있을까 싶은 감탄이 쏟아 집니다.

진짜 상상으로는 할 수 없는 아름다운 때깔입니다.

그 속에는 아기만한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고 그 뒤로 작은 고기들이 따라다니는-

정말 인챈티드(넋이 나갈만한-)한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래서 강 이름도 Enchanted River입니다.

 

이 강은 지하강으로 연결이 돼 있는데 근처 산에서부터 시작이 된다고 합니다.

지하 깊이만 수수십 미터- 물 빛이 코발트? 에머랄드 빛인 것은

대개 석회암 성분이 녹아 있기 때문이라는 내 견해입니다만 틀림없습니다.

내 일터가 드릴링, 즉 필리핀에서 샘을 파는 곳이기에 이 나라 토질을 좀 압니다^^

 

암튼 지하강에서 흘러 나오는 물인지라 깨끗할 뿐만 아니라 시원합니다.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는 최곱니다. 물론 어른들이 놀만한 곳은

좀 더 아래로 내려가면 호핑 아일랜드 하는 곳이 있습니다.

방카 보트를 대절해 바다로 나가 섬을 둘러 보는 것인데-

이게 또 사람을 환장하게 합니다.

 

Enchanted River 앞 바다에는 작은 섬들의 천국입니다.

섬 안에 양식장이 있는 곳도 또 호텔이 있는 섬도 있습니다.

무인도도 많고 썰물 때만 나타나는 모래섬은 시간대가 맞아야 볼 수 있습니다.

잠시 모래섬이 드러나면 수많은 방카보트들이 이곳으로 몰려 듭니다.

장난기가 있는 주민들은 썰물에 맞춰 일부러 이곳에 와 생일 잔치를 벌이기도 합니다.

물이 들어오기 전에 끝내야 하니까 스릴이 있지 싶어집니다.

 

방카보트는 대개 5인이 탈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보트를 대여하기 위해서는 5백 페소를 지불해야 하는데-

혼자 타면 그 돈을 다 뒤집어 써야지만 5명이 타면 1백페소씩 걷어 내면 됩니다.

가족이라면 어차피 가장이 독박 쓰겠지만 말입니다^^


좀 신경써야 할 대목이 있다면 썰물 때는 물이 너무 많이 빠져 배가 다닐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땐 호핑 투어를 하다가 중단해야 하는데 절대 요금을 감해 주지 않으니까

미리 시간을 물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호핑 아일랜드는 말이 좋지 입장료를 받는 섬도 있고 때 되면

레스토랑에서 밥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의외의 돈이 들기도 합니다.

투어 시간은 3시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만 그것도 하기 나름입니다.

대충대충 돌면 절반이면 끝낼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5백 페소를 받는 다는 거-

 

특히 이곳은 전화 통화가 불가하니 그 점 유의해야 합니다.

또 아쉬운 것은 Enchanted River 일부 에서는 수영이 금지돼 있습니다.

그래도 정오 때면 물고기 먹이 주는 행사가 있는데- 이 때가 제일 볼 만합니다. 물고기를-

 

누구는 이곳이 매혹적이고 넋을 뺄 만큼 좋다고 했는데-

사실 이곳을 보기 위해 12일을 달려 온 내게는 그저 그랬습니다.

호핑 아일랜드는 팔라완 엘리도쪽이 최고고-

지하강 역시 프린세스에 있는 것과는 비교도 안되니까 말입니다.

 

그래도 좋다니까 좋은 거지요^^

궁금한 분들 시간 때우기 좋으니까 한 번 다녀오세요.

근처에 티누이안 폭포와 하고노이 아일랜드 등이 있으니 참고 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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