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랑 할랑-. 음메 나 죽어!!!”
피노이 ‘알빈’의 처가 일본 식당에서 지른 소립니다.
알빈은 아우의 친구입니다.
엊저녁 우리 집을 방문한 알빈 부부와 함께
림케카이에 있는 일본 레스토랑을 찾았습니다.
전날 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었기에 이번엔 일본 식당으로 택한겁니다.
이런저런 맛 좀 보라는 의미에서였습니다.
일본 음식을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 아우가 주문을 했습니다.
주 메뉴로 초밥을 주문한 뒤 김치라멘&쇠고기 카레 덮밥
그리고 야채 튀김 미소(된장) 스프를 시켰습니다.
여기에 피노이 기사는 벤또를 나는 시야시 라멘, 아우는 우동을 주문해
조금씩 나눠 먹으니까 이런 저런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알빈 부부도 처음 대하는 맛에 연신 ‘야미 야미’(맛있다) 소리를 연발합니다.
이 때 장난기가 발동해 와사비 반스픈을 떠 알빈 처에게 건네며
이것도 ‘야미-’하다고 했더니 ‘덥-썩’ 입에 무는 겁니다.
이런-
아니나 다를까 금세 얼굴이 새빨간 해지더니 눈물 콧물을 쏟아내며
‘할랑 할랑- 오메 나 죽어’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대는데-
식당에 있던 다른 손님들이 다 쳐다보고 직원들까지 쫒아 와
뭔 일이냐고 묻는 통에 오히려 내가 더 난감했습니다.
매운 거 유난히 못 먹는 피노이에게-
제대론 된 매운맛을 보였으니 난리를 피울만도 합니다.
이날 이후요-
내가 먹을 것만 건네 주면 꼭 지 남편한테 먼저 맛을 보게 한 뒤
그제서야 손을 댑니다.
-내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못 믿겠다는 표정이니.
이쁜 필리핀 과부 한 명 소개 해 주겠다던 알빈 처의 마음도
완전히 돌아 선 것 같습니다.
괜히 매운 맛 보여 주다 되례 내가 더 매운 맛 보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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