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페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마카오로 넘어 가던 날.
내 뒤에는 누가 봐도 정상적인 짝이 아닌 한국인 남녀가 앉아있었습니다.
여객 터미널에서 처음 눈에 띈 이들이었던지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남자는 30대 후반쯤 돼 보이고 여자는 40이 조금 넘었을 것 같은데-
얼굴은 물론 몸매도 잘 빠진데다
차림새도 보통은 넘어 눈에 띠는 스타일이었습니다.
터미널에서도 맨 구석에 앉아 소곤소곤 거리기만 하던 이들.
배 안에서는 착석하자마자 대화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날 따라 여객수도 얼마 없었고
나 역시 앞자리 였지만 내 옆에 앉은 이가 누가봐도 중국인 티가 팍팍 나는 터라
이들이 안심하고 대화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서로가 존대말을 쓰는가 싶더니
좀 시간이 지나고 배 엔진 소리가 커지기 시작하자
지난 밤에 있었던 야사? 가 줄줄이 나옵니다.
내 옆 자리 중국인이야 스마트폰 오락에 푹 빠져 있고
난 잠 좀 자려고 눈을 붙이려 했다가 그만 리얼한 야사에 빠져 버렸습니다.
대화 내용으로 봐선 한 사람은 한국과 홍콩을 오가며 일하는 남자였고
여자는 다른 남친이 있지만 이 친구의 매력 즉
-하룻밤에 두 번-
때문에 찾아 오는 그런 사이지 싶어 졌습니다.
외국이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연애하기도 좋고 물건 사기도 좋다지만
그래도 나도 한국 말 좀 하고 들을 줄 아는 오리지널 한국인인데-
그런 나를 무시?하고 마음 껏 야사를 펼치던 두 연인.
덕분에 심심찮게 마카오까지 갈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렇지 대중교통안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건 아니지 싶어집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한국 속담을 하는 이상 말입니다.
마카오 가는 길이 조금 더 멀었다면 어떤 내용이 쏟아 졌을지
지금 생각해도 내가 다 긴장이 됩니다.
뿅- 하고 홍콩 갔다 왔다는 사람들-
그 말이 이해가 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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