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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쓴 이야기

벌초

by 고향사람 2015. 9. 18.

추석  명절을 앞두고

형제는 물론 사촌과 조카들까지 모여

벌초를 했습니다.

 

선산에 모신 조상님은 물론

10여년 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버님 묘소까지-

말끔히 벌초를 해 드렸습니다.

 

 

 

세상에 오셨다간 마지막 흔적인 묘소.

하지만 그 작은 공간마져 잘 관리하지 못하는 죄송스러움이

벌초 때 마다 묻어 납니다.

 

자주 들러 잡초라도 뽑아 내야 겠다는 결심은

되돌아 서면 금세 잊고 맙니다.

 

 

 

벌초를 하다보니 봉분 근처에 멧돼지가 다녀간 흔적이 많았습니다.

땅을 파 놓거나 흙 목욕을 한 흔적들입니다.

봉분을 훼손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다 싶었는데-

한편으로는 자손인 나는 멧돼지 많도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의예지를 모르는 멧돼지지만

아버님 묘소를 찾은 횟수는 나보다 훨씬 많지 싶어섭니다.

금수만도 못한 나의 게으름을 탓하며

형제와 사촌들의 도움을 받아 올해도 벌초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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