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막대잡고 또 한손에 가래 쥐고
늙는길 가래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하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흐르는 세월
그 누가 막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노인들의 한탄은 길어만 집니다.
나 역시 빠르게 흐르는 세월이 야속할 때가 있으니-
백수를 바라보는 노인분들이야 오죽하시겠습니까.
그렇지만-
그 새월 때문에 이렇게 잘 자라는 과일과 곡식 채소를 보면
야속함이 금세 사라지기도 합니다.
흐르는 세월은 나를 늙게 할지는 몰라도
들판을 살찌게 하는 신비한 능력을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몇 주일새 모양과 크기가 변하는 과일과 채소를 보면
빠른 세월이 감사하기까지 합니다
(위 아래 사진 비교)
얼마전까지만 해도 호박덩쿨을 보면
저기서 호박 한 개라도 열릴까 싶었는데-
어느새 자라나 벌써 여러개의 열매를 맺어 놓았습니다.
올 가을엔 단호박 맛 제대로 볼 것 같습니다^^
가물 때 옮겨 심은 옥수수도 제법 자라 났습니다.
팝콘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옥수수라서 더 열심히 물을 주며
키웠습니다.
수확할 것 같지도 않았던 고구마도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열심히 자랍니다.
돼지감자와 야콘도 심었는데-
이것들도 긴 가뭄속에서도 잘 자라났습니다.
빠른 세월 탓에 나이 먹는 것만 아쉬워 했는데-
그 사이 이렇게 잘 자라고 있는 각종 채소와 과일들을 볼 때면
흐르는 세월이 아쉽지만 않습니다.
'늙는길 가래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하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고
어떻게 해도 인간이 막을 수 없는 세월이라면
성장하는 아이들과
잘 자라고 있는 곡물들을 보면 아쉬움을 달랠수 있을 겁니다.
시골 생활-
이래서 할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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