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에 이어지는 글입니다.
천상서 내려온 여신이 찾아 낸 노천 목욕탕-
그것이 터키탕이라고 하면 너무 세속적일 것이고
지구 한 쪽에 있는 무인도라면 관심조차 끌지 못했을 겁니다.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도 반해 후다닥 옷을 벗고 뛰어들 만한
멋진 노천탕은 바로 터키 고대도시 데니즐리에 위치한 파묵칼레입니다.
멀리서 보면 전체 모습이 하얀 목화 송이를 닮았다고 해서
목화성(cotton castle)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곳은
속인은 물론 천상의 신들도 반할 만큼한 아름다움과 함께 신비함을 담고 있습니다.
목화성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이곳 말로 파묵은 ‘목화’를 뜻하고
칼레는 ‘성’이라는 의미가 있어서입니다.
이런 아름다움을 관조하기에는 보름달이 뜬 밤,
아니 초승달이어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이곳에 올라 턱을 괴고 목화성을 내려다 보자면
우린 별별 상상을 다 하게 될 겁니다.
눈앞에는 벌써 실오라기하나 걸치지 않은 여신의 알몸이 보일수도 있습니다.
상상은 우리 속인들의 자유니까 말입니다^^
서언이 길어 진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무뚝뚝 하기로 대한민국 최고라는 경상도 사내도
이 앞에서는 ‘헤-’하고 입을 벌어지게 하고
나 같은 충청도 촌놈도 ‘증말 좋은디유’ 소리만 연발했으니까 말입니다.
파묵칼레는 이름 자체가 어려워 설명도 쉽지 않을 것 같지만
한마디로 표현하면 석회암이 녹으면서 형성된 카르스트지형을 일컫는 말입니다.
석회암은 이산화탄소가 함유된 물에 잘 녹아 내립니다.
석회암 지대, 즉 카르스트지형인 이곳에 물이 흐르면서
높은 곳에서부터 석회암이 녹아 내리기 시작했는데-
움푹 녹아 내린 곳은 웅덩이가 되고 단단한 일반 암석은 그대로 있다보니
현재의 모습으로 그 다양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런 모습은 신 만이 선물할 수 있다는 거-.
터키 사람들은 조상이 지구를 구하는 공덕을 여러번 쌓았나 봅니다^^
아무튼 석회암이 만들어 낸 웅덩이와 담, 그리고 언덕은
이곳에 아름다운 테라스(계단식 논을 생각하면 연상이 됩니다) 만들었습니다.
그 모습은 질투가 날 정도로 판타스틱합니다.
우유빛이 감도는 대리석 욕조에 비취빛 물이 담겨있고
흘러가는 구름과 바람결 따라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모습이며
여기에다 붉은 석양까지 담아낼 때는 누구나 나르시즘에 빠져들기 십상입니다.
-나도 신이 된양 가슴이 뛰게 되니까 말입니다.
결국 신이 된 흉내는 남들 다 하는 진흙 마사지에
근처 호텔 터키탕에서 몸 지지는 것으로 끝냈습니다만^^
목화성 위쪽으로 흐르는 따슴한 물길에
나그네는 지친 발을 담그고 족욕을 시도하지만
그 느낌은 가슴에서부터 먼저 옵니다.
발보다 마음이 평안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니 로마귀족들이 이런 멋진 곳을 그냥 두었겠습니까.
목화성 주위에 휴양도시를 건설하고 아예 이곳에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온천물 나오지-
원형 극장서 즐길 수 있지-
고지대라서 전망 좋지(모기도 별로 없었을 것 같습니다^^ )
이 도시가 바로 히에라폴리스입니다.
파묵칼레의 테라스를 중심으로 건설된 이 휴양도시는
기원전 3백년쯤부터 형성되기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도시의 기원은 지금 터키지역에 자리했던 페르가몬 왕국을 건설했던
텔레포스왕이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의 부인 히에라왕비를 위해
휴양지로 이곳을 선택함으로써 발전이 된 계기로 보고 있습니다.
도시 이름 역시 그 왕비의 이름으로부터 나오게 된 것은 물론입니다.
맛있는 것 하고 아름다움에 끌리는 것.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선인이나 현대인이 똑 같은 감탄사를 내며 바라보고 찾아 가는 곳이
바로 파묵칼레라는 사실은 이곳이 그처럼 아름답기에 그렇습니다.
고요한 달빛 아래 맨발로 백옥 같은 석회암 테라스를 거닐다 보면
마음속에는 별이 쏟아져 내릴 겁니다.
옆에 애인이 있다면 설령 그의 얼굴이 곰보일지라도
온통 보조개로 보일테고 말입니다^^
사랑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기에-
파묵칼레에 가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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