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산책을 하기 위해
대문을 나서다 보니-
민달팽이 한 마리가 보였습니다.
옆 집 화단에서 빠져 나온 듯
바닥에 남긴 끈끈이 흔적이 우리 집 대문까지 이어졌습니다.
밤 새 기어온 거리가 3미터 정도.
그런데 애써 기어 온 곳이 새 삶의 터전이 아닌
죽음의 광야가 될 듯 싶어 안타까웠습니다.
잠시 뒤면 엄청나게 뜨거운 햇볕이 쏟아질 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수시로 다니는 자동차 바퀴에 치일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살려고 나온 길이요
더 좋은 환경을 꿈꿨을 텐데-
결과는 민달팽이의 죽음 뿐인 꼴이 돼 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내 뒤안길이 궁금해 졌습니다.
내 온 길은 어떠했고 앞으로 가는 길은 어떨지-
전능자가 볼 때 내 행보 역시 죽음의 길이 아닌런지 모릅니다.
평생을 열심히 달려 왔다고 자부하지만
그게 다람쥐 쳇바퀴 돌듯 여전히 제자리인지-
그것도 아니면 죽음의 광야를 향한 발걸음인지-
도시 짐작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밤새 기어 나온 길이 죽음이 기다리는 콘크리트 도로일줄
달팽이가 어찌 알았겠습니까.
나 역시 더 열심히 살겠다고 필리핀까지 와서 발버둥치고 있지만
이게 달팽이 꼴이 아닌지-
흔적-
이왕 남기는 거라면
좋게
더 좋게 해야 할 텐데-
지금 여러분의 흔적은 어떤지요???
오늘도 좋은 흔적
희망찬 흔적을 남기도록 애쓰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글 사진 = 부싯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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