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시골 길을 가다
우연히 화전민이 머무는 막사를 보게 됐습니다.
갈 때는 분명
꼬마 한 명이 뭔가를 뜯어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
되돌아 나오다 보니
인적이 없습니다.
문은 고사하고
가림막도 없어 안이 훤이 보이는 까닭에
꼬마도 보게 됐던 겁니다.
꼬마가 뜯어 먹던 게 바로 저거였습니다.
무슨 식물의 뿌리 같은데-
막사는 엉성해 보이지만
그래도 솥이며 일상 생활용품들이 밑바닦에 숨겨져 있는 걸 보면
자주 왕래하는 곳 같아 보였습니다.
혹시나 싶어 주변을 향해
인기척을 내 봤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내가 간식거리로 가져 갔던
빵을 대나무 마루위에 올려 놓고 왔습니다.
꼬마가 뜯던 식물 뿌리 옆에 말입니다.
-빵 보다 정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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