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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이야기

필리핀 팔라완 여행 이야기

by 고향사람 2013. 7. 17.

 

상하(常夏)의 나라 필리핀-

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 필리핀-

뭔가 이야기 거리가 있음직한 나라-

 

그래서 필리핀은 여행하기 좋은 나라로 여기고

시간 날 때 마다 이야기 거리를 찾아 나서던 중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이야기 거리를 팔라완에서 찾았습니다.

 

꽉찬 4박5일(? 새벽에 출발해 밤 늦게 돌아 왔기에-) 일정으로

팔라완 주도인 푸에리토 프린세사에서 시작한 여행 일정은

지구상에서 천국 모습과 가장 가깝게 닮았다는 엘리도와 사방비치

그리고 언더 그라운드 리버, 반딧불이 축제장인 푸에리토 프린세사 해변으로

돌아 오는 코스로 잡았습니다.

 

비행기 예약과 호텔은 사무실에서 미리했고

마닐라 집에 들러 마눌을 픽업해 함께 갔습니다.

생각지 않고 있다 생일기념으로 여행일정을 잡다보니 준비한거라고는

컵라면과 수영복, 사진기 컴퓨터가 전부였습니다.

그나마 사진기는 충전기를 가져 오지 않아 꼭 찍어야 할 장면만 골라 담아야 하는-

신중모드로 셔터를 눌러 대느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빼 먹어도 꼭 중요한 것만 빼 놓거나 잃어 버리는 습관인지라^^ )

 

첫날 비행기가 아침 7시10분 출발이어서 집에서 5시에 나왔는데-

마닐라 제3터미널에서 두 시간 넘게 지연이 되는 바람에

여행은 김빠진 상태로 시작이 됐습니다.

더군다나 팔라완 주도인 푸에리토 프린세사에 도착해 밴(15인승)을 타고

엘리도까지 달리는데 장장 여섯시간을 가니 더 이상 빼낼 김도 없었습니다.

 

여행인지-

고행인지-

 

엘리도 터미널에서 잡아 탄 트라이클 안에서 툴툴거리다가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바다를 바라보니 다 빠진 김(기분)이 금세 ‘업’되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맞게 펼쳐진 저녁놀과 바닷빛이 얼마나 환상적인지.

 

아침에 방카보트를 렌트해 호핑투어에 나서면서부터는

‘와-’ 하는 함성 소리를 지르기 바빴습니다.

속세(俗世)에서는 범상치 않은 풍광들이 연이어 펼쳐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스노쿨링을 하면서 들여다 본 바닷속은

각양각색의 산호들로 꽉 차 있었는데-

그건 용왕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그림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나 같은 속인이 보면 뭔가 죄를 짓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 였으니 말입니다.

 

엘리도에서의 호핑투어는 총 4개 코스로 이뤄져 있었습니다.

흔히 쉽게 구분짓기 위해 A B C D 코스로 나눠 호핑투어를 진행합니다.

대개는 첫 번째가 무난하다고 하는데-

그건 나머지 코스를 둘러보지 않은 이들의 자위에 가깝습니다.

왜냐면 각 코스마다 나름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A B 코스를 둘러 봤습니다.

이중 B 코스를 둘러 볼 때 마지막 타임에 스노쿨링을 했는데-

이 때 본 바닷 속 산호군락은 평생 기억하고도 남을 것 같았습니다.

모양도 각양각색이었지만 그 크기가 내 생애에 본 것 치고는 최고였기 때문입니다.

세부 옆 섬인 보홀과 보라카이도 다이빙 코스로 각광 받고 있는 곳인데-

그곳 산호와 비교해 보니 이곳은 정말 웅장했습니다.

마눌이 바다에서 나오고 싶지 않다고 하소연 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또 이곳 엘리도가 천국을 닮은 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특별한 장소이기도 하지만 내게는 각양각색의 또 다른 인종을 만나는

장이 됐다는 겁니다.

유럽 사람은 물론 아프리카, 아시아 러시아인까지-

정말 산호 모습 처럼 다양한 인종이 이곳을 구경하러 왔으니까 말입니다.

 

3박4일을 엘리도에서 지내면서 돌아 오는 길에는

다시한번 오자는 소리를 서로가 먼저 했습니다.

푸에리토 프린세사로 나오는 길에는 두 시간마다 있는 버스를 이용할려고 마음 먹었었는데-

마침 출발하는 밴이 있어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왔습니다.

엘리도에 갈 때 출입문 옆에 있는 보조의자(접이식 의자)에 앉아

여섯시간을 가느라 고생 좀 했던터라 그 보상 심리로

이번에는 맨 앞좌석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돌아 올 때는 빈 자리가 많아 좌석을 골라 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엘리도에 갈 때 미국인들과 그들이 필리핀서 산? 여친들이

짝을 이뤄 좌석을 채운 덕에 창밖을 보는 것 보다 안쪽이 훨씬 즐거웠었습니다.

물론 마눌의 눈총에 시달리기는 했었지만 반쯤 내 놓은 허연 가슴골과

핫팬츠 아래로 쭉쭉 뻗은 다리는 아무리 봐도 실증이 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여행 중에 눈요기는 덤이라는-

물론 마눌이 제일 싫어하는 말이기도 합니다만 그건 남자의 심리를 아직도 모른다는 반증이기에 이젠 별로 상관치 않고 삽니다.

-지는 안보고 사나. 프랑스 남자 멋지다고 할 땐 언제고!!!

 

푸에리토 프린세사 시내에 들어 와서는 센트로호텔에 짐을 풀었습니다.

근방에서는 그나마 시설이 괜찮은 편인 호텔입니다.

한국인들도 상당수 눈에 띄이는 걸 보면 정말 그럴겁니다.

 

이곳에서는 밤에 반딧불이 투어를 하고

이튿날에는 지하강인 언더 그라운드 리버(지하강)를 관광했습니다.

 

 

언더그라운드 리버

 

 

남대문을 본 녀석보다

들은 풍월로 떠들어 대는 녀석의 말에 더 끌리는 건 ‘과장법’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지하강으로 알려진 언더 그라운드 리버는

스위스의 신7대 불가사의 재단(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우리나라 제주도와 함께

현대판 7대 불가사의로 선정이 되면서 한 번은 꼭 구경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던 터라 이번 여행 코스에 집어 넣었습니다.

한 지인이 거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한다고 강조하던 말이 생각나섭니다.

물론 그 지인은 필리핀에 와 본 적도 없는 사람입니다.

남대문을 보지 않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던 녀석이랑 진배없습니다^^

 

그런데 과거와는 달리 이곳 관광이 까다로와 졌습니다.

신7대 불가사의로 선정이 되면서부터 나타난 현상입니다.

 

우선 이곳 지하강에 들어 가기 위해서는 퍼밋을 받아야 합니다.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시티 콜로세움(시내 중심가에 위치)에 가서

여권이나 면허증을 보여주며 본인 확인을 한 뒤

1인당 250페소씩을 내면 입장할 수 있는 시간대가 적힌 증명서를 줍니다.

이걸 가지고 여행사나 호텔에이전시에 제출하고 경비(허가 증명서 포함 1500페소)를 내면 됩니다.

 

자기들 나름대로는 입장객을 조절해 문화유산을 보호한답시고 하는 것인데-

그게 참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입니다.

왜냐하면 내 경우 낮 12시30분에 입장할 수 있는 퍼밋을 받았는데-

여행사에서는 아침 7시에 픽업을 해 오전 중에 일정을 다 마쳤으니까 말입니다.

 

처음에는 뭔가 잘못됐다 싶어 가는데 두시간 이면 충분한데

너무 이른 시간에 픽업을 하는 것 아니냐고 따지듯 물었더니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중간에 무슨 이벤트라도 있나 싶어 그대로 따랐더니-

웬걸요 내 입장시간 전에 지하강 투어를 다 마친 것은 물론 점심까지 먹었으니까 말입니다.

 

퍼밋을 줄 때는 비행기 시간 때문에 좀 앞 당길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안된다고 엄포더니 정작 현장에서는 아무 제약이 없는

말 그대로 돈 받기 위한 허가증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역시 필리핀 다운 행정 시스템에 실소(失笑)만 나왔습니다.

 

퍼밋은 미리 여행사를 통해 받을 수도 있지만 호텔 에이전시의 경우

개인적으로 입장 허가권을 받아 오라고 하기도합니다.

이 허가증이 있어야(센트로호텔의 경우) 시간에 따라 픽업을 해 주고

여행 스케줄을 잡아 줍니다.

 

푸에리토 프린세사에서 지하강으로 가는 방카보트를 타는 사방비치까지는

밴으로 두시간 정도 걸립니다. 사방비치에서 지하강 입구까지는 배로

15분 정도 들어가면 됩니다.

지하강 입구에서는 또 8-9인승 노잡이 배로 바꿔타야 하는데

이 때는 헬밋과 구명조끼까지 입어줘야 합니다. 물론 요금에 다 포함돼 있습니다.

 

지하강은 40분정도 배를 타고 둘러 보게 되는데-

노잡이가 중간중간에 설명을 보탭니다.

우리나라 제주도 용암굴을 배타고 들어 간다고 생각하면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지하강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웅장하고

깁니다. 일반 관광객들이 출입할 수 있는 곳 까지만도 엄청난 규모니까 말입니다.

 

안에는 박쥐들의 천국입니다.

평생 그 많은 박쥐들을 조우하기는 쉽지 않을 만큼 많이 있습니다.

필리핀에 이런 곳이 있다니-

은근히 시샘이 났습니다.

이런게 우리나라에 있어야 궁합이 맞는데 싶어지니까

더 그랬습니다.

 

필리핀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 보고 싶다면 이곳을 찾으면 꼭입니다.

이곳에 갈 때는 반팔 티셔츠에 조리를 신고 가면 활동하기 좋습니다.

 

 

-여행 팁

 

푸에리토 프린세사 언더 그라운드 리버는 세계에서 가장 긴 지하강으로

그 길이가 약 8.2㎞에 이릅니다.

2천만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알려 지고 있으며 지하강 안 동굴을 가득 메운

석순과 종유석은 형이상학적인 모습을 하고 있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지하강은 푸에리토프린세사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약 80㎞ 떨어진

세인트폴 산 아래에 위치해 있습니다.

약 8.2㎞에 이르는 강은 동굴을 따라 흘러 남중국해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사방비치에서 배를 타고 약 15분 정도 들어가면 동굴 입구 해변 근처에 이릅니다.

배에서 내려 언더 그라운드 리버라고 써 있는 펫말에서부터 5분쯤

숲속에 낸 길을 따라가다보면 지하강 동굴탐험 선착장이 나옵니다.

 

동굴탐험은 7-9명 정도 탈 수 있는 보트를 이용해

약 1㎞ 남짓 둘러보는 스타일로 진행이 됩니다.

그 이상은 일반 관광객으로는 들어 갈 수 없습니다.

 

동굴 안에는 박쥐가 많이 서식하고 있어 분비물에 의해

옷이 더러워 질 수 있으니 챙 넓은 모자를 쓰는 것도 좋습니다.

사진은 후레쉬를 터트리지 않고 찍으면 됩니다.

 

-세계7대 자연경관은 스위스의 신7대 불가사의 재단(뉴세븐원더스 재단)에 의해

필리핀 푸에르토프린세사 지하강, 브라질 아마존, 대한민국 제주도,

베트남 하롱베이, 아르헨티나 이과수 폭포, 인도네시아 코모도 국립공원,

남아프리카공화국 테이블마운틴을 선정한 것입니다.

 

선정 목적은 전 세계 자연을 홍보하고 보존하는데 있다고 합니다.

 

 

반딧불이 투어

 

 

팔라완의 주도인 푸에리토 프린세사 앞 바다에는

2천헥타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맹그로브 나무 군락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 숲에는 수십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지만

이중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반딧불이입니다.

이 곤충 때문에 관광코스가 개발이 될 정도니까 말입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관광은 대개 저녁식사 전이면 마무리 단계인데

이곳 관광은 일몰 후에 시작이 된다는 게 특색이 있습니다.

저녁 노을이 지는 바닷가에서 배를 타고 20분 정도 맹그로브 숲 근처까지 가서

다시 작은 배로 옮겨탄 뒤 숲 속에 나 있는 수로로 들어 갑니다.

 

일행이 많을 경우에는 두 팀으로 나눠 배를 타고 들어 갑니다.

이 때 한 팀은 좀 큰 배에 남아 식사를 하고

나머지 팀이 먼저 투어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작은 배로 숲속에 들어 가기 때문에 인원 제한이 따르게 되는 겁니다.

 

반딧불이 투어는 20분 정도 진행됩니다.

밝은 배 위에 있다가 칠흙같은 숲속 어둠으로 들어가면

지리를 어찌 알까하는 의구심 마져 들게 되는데 아무리 구름낀 날이라도

어둠에 눈이 익게되면 나름 구분이 갑니다.

초보 여행객도 그럴진데 이곳서 업으로 배를 조정하는 이들이야

아무 것도 아닐거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반면 반딧불이 투어는 생각보다 초라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반딧불이 시즌이 아닌 다음에는 가끔씩 보이는 반딧불이 때문에

기대에 못 미치는 여행이 되곤 합니다.

 

저걸 보자고 이 밤중에 난리를 폈나 싶을 정도니까 말입니다.

비용도 작지 않습니다. 1인당 1100 페소씩합니다.

아무리 저녁 식사 값이 포함된 금액이라고는 하나

그정도 식사로는 성이 차지도 않습니다.

하긴 여긴 필리핀이니까 그러려니 할 수도 있지만 이 코스는 그냥 지나쳐도

후회 할 일이 전혀 없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이 여행에 참여 하고 싶다면 호텔 내 에이전시를 찾아 신청을 하면 됩니다.

물론 여행사에 해도 됩니다.

간편한 복장이 좋습니다. 배에서만 진행되는 투어이기 때문입니다.

배를 옮겨 탈 때 조심만 하면 별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이글과 관련된 사진은 앞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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