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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배부른 여자가 찾아오면 어떡혀???

by 고향사람 2013. 6. 4.

-형. 달포 뒤 쯤 사무실로 배부른 여자가 찾아오면 어떡혀?

 

처음에는 이 말이 뭔 소린지 몰랐습니다.

 

배 불른 여자라니-

가만 듣고 보니 배부른 여자면 임신한 여자 같은데,

그런 피노이 여자가 왜 사무실에 찾아와????

 

그러다가 집히는 게 있어 슬리퍼를 벗어 던졌습니다.

내가 한 달여 동안 긴 출장을 나가 있다가 돌아오니

그새 딴 짓? 해서 조카만들지 않았냐는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출장 내내 밥해 먹고 빨래하고 광산 오가느라고

신라 경순왕 후손 치고는 꼴이 말이 아니었는데-

연애질이나 하고 온 것 처럼 뉘앙스가 풍겨 신발을 벗어 던진 겁니다.

 

-형 와그려. 성질내는 것 보니까 진짜 더 이상해 지는디.

참새는 죽어도 ‘찍-’한다더니 농담 좋아하는 우리 형제들 수위가

신발짝 던지는 것으로는 ‘언발에 오줌 눗기’ 꼴입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당해도 ‘싼’ 과거 발언이 생각났습니다.

아우 가족이 지내는 마닐라 인근의 따가이따이 집에 있는 헬퍼가

남자 친구와 불장난?으로 혼전 임신을 했는데-

그 때 아우한테 진지하게 한 마디 했었습니다.

 

-아우야. 난 느그집 헬퍼가 임신했단 소릴 듣고 크게 걱정혔다.

왜냐면 태어날 아그가 널 닮았으면 어떡허냐

하고 말입니다.

그러자 아우가 펄쩍 뛰면서 하는 말이

-헝아 지금 뭔 소릴 하는겨. 개 아그가 왜 날 닮는다는겨.

‘시방 그러니께 걱정이랑겨. 너가 또 뭔짓을 혔는가 싶어서 말여’

 

오래 전 이 말을 했던게 생각이 납니다.

역시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나 봅니다.

출장 내내 술 한잔 마신 일 없고, 여자 손 목 한 번 잡아 본 적 없지만-

어디 그게 서류로 보여 줄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아무튼 당분간은 배부른 여자가 사무실 근처에 얼씬 거리지 않도록

가드에게 당부해 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배부른 여자만 눈에 띄면 아우가 가만 있지 않을게 뻔하니까 말입니다.

-형 저 여자 얼굴 어디서 본 듯 하지않수.

이 소리 안 들으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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