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무실에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가 있습니다.
가장 흔한 1회용 커피 믹스에서부터 필리핀 지방에서 생산된 것과
이탈리아에서 사 온 분말커피, 그리고 캡슐용으로 나온 것 등이 비치돼 있습니다.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시는 스타일이라
좋은 커피 혹은 색다른 커피가 있다고 하면 대개는 구입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무실에는 먹다가 남은 커피 종류가 적지 않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맛 본 에스프레소는 몸서리 칠 만큼의 쓴 맛에 끌려
이 나라에서 캡슐형으로 나온 것을 몇 곽 샀는데-
이게 사무실서 타 먹으려니 영 그 맛이 아니었습니다.
아마 분위기 탓인지 아님 내 입맛이 정상?으로 돌아 온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런 묘?한 상황에 한국에서 한 청년이 우리 사무실에 오게 됐습니다.
이십대 후반의 이 청년은 영어도 잘하지만 골프는 더 잘 하고
여기에다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있다는 겁니다.
우리 사무실에 꼭 맞는 그런 청년이 온 겁니다.
그래서 첫 미션으로 커피 좀 타 보라고 했습니다.
역시 바리스타가 타는 커피는 맛이 달랐습니다.
1회용 커피 믹스도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타니 맛이 달랐습니다.
내가 커피 한 모금 마시면서 맛있어 죽는 표정을 짓자
옆에 있던 아우가 한 소리를 해댑니다.
-형아 그만 좀 오-버 해라. 믹스 커피 마시면서 바리스타 운운해대니
재가 민망해 죽겠다는 표정이잖여.
-야 그런 소리마라. 똑같은 술도 여자가 따라주면 맛이 다른 법여.
아무리 뜨신 물만 부어 먹는 믹스 커피래도 바리스타가 타면 맛이 달르당께.
니도 한 모금 마셔볼텨.
커피 맛도 모르는게 뭔 인생을 알껴.
술 집 마담이 곰보래도 여자니까 가는겨.
니도 내 나이쯤 되면 남이 타주는 커피가 맛난걸 알것잉께 그 때 딴소리 허덜 말어 니.
암튼 오늘은 멋진 청년 바리스타 덕분에
필리핀서 커피 한 잔 맛나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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