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필리핀 수도관과 계량기를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랩니다.
땅속에 있어야 할 수도관이 나체로 도로 옆에 나와 있고,
전기 계량기는 한 전봇대에 수십개씩 매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저거 동파되면 어쩔려구-’하고 생각하다는 제풀에 웃고 맙니다.
여긴 여름만 있는 ‘상하’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수도관이 땅위에 있으면 ‘누수’ 지점을 바로 찾을 수 있어 좋고,
설치비용 역시 반에 반도 들지 않으니 더 좋고-.
그런데 이런 장점만 있는게 아니었습니다.
자동차 바퀴가 수시로 관을 타고 넘고, 아이들이 장난을 하다보니
관이 깨지고 틀린 곳이 적지가 않습니다.
덕분에 골목은 비가 오나 안 오나 늘 물구덩이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 비용 역시 필리피노들이 다 물어야 할 텐데,
한 번도 수리하는 꼴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전기 계량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빌리지나 아파트, 혹은 빌딩 등에는 계량기가 제대로 붙어 있지만
빈민가에는 계량기가 전봇대 한 개에 수십개씩 붙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전기를 따서 각 가정으로 배분이 되는 것입니다.
아마 관리하기가 쉬워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계량기를 설치할 곳이 마땅찮아
그렇게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 곳에 수 십개씩 모여 사는? 계량기를 보면 참 신기할 정도입니다.
땅속에 들어가지 못한 나체수도관과 집과는 거리가 먼
전봇대에 단체로 모여 있는 전기 계량기를 보는 재미도
필리핀서만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볼거리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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