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벌써 몇 년 전 이야기가 되는 셈입니다.
우리 가족을 포함해 몇몇 지인들과 함께 바탕가스 해변으로 놀러 갔었습니다.
소위 해수욕을 하러 떠난 것입니다.
방갈로를 빌리고, 거기서 맛난 음식을 해 먹으면서
수영도 하고 ‘썬텐’도 했습니다.
방카라는 날개? 달린 배도 타고 스노쿨링도 해봤습니다만-
이 바다에는 이상하리만큼 물속이 허전했습니다.
해초도 보기 힘들었고, 더불어 물고기 구경도 쉽잖았습니다.
(물론 우리가 머물던 쪽만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만-)
해변에서 족구하고 남녀 달리기 시합도 하면서
모처럼 동심에 빠졌었는데-
그날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잠 자리였습니다.
방갈로가 답답하다 싶어 모포 한 장에 모기향만 들고
해변 백사장에 덜렁 누웠는데-
눈앞에 펼쳐져 있는 밤하늘 별들이 얼마나 가깝게 보이는지
벌떡 일어났다가는 머리에 부딪칠 것 같았습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낮에 달궈진 모래톱의 온기까지-
지금 생각해 봐도 그 날 밤 백사장에서의 취침은
4성 호텔이 부럽지 않았다는 거-
덕분에 지금도 바닷가를 떠 올리면
‘그날 밤’이 그리워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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