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밥이 맛있다???
그래서 마샤랍(맛있다)소리를 연발한다!!!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입니다.
물고기가 그렇게 말?했다면 모를까 말입니다.
그런데 낚싯밥을 먹은 피노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마샤랍을 외쳤으니-
이건 분명 뭔가 이상합니다.
사연은 이렇게 시작이 됐습니다.
낚시를 좋아하는 막내아우가 주말에 바닷가에서 물고기를 잡겠다고
미리 쭈꾸미를 사다 냉장고에 넣어 놨습니다.
낚싯밥, 그러니까 미끼로 쓸 참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울 엄니.
냉장고를 뒤지다 이상한 비닐봉투가 있어 열어보니 해산물이 들어 있더라는 겁니다.
냉장고 안에서라도 오래 두면 상할까 싶어 이것을 갖은 양념을 해
볶아 놓았는데 옆에 있던 피노이 헬퍼가 맛난 내음에 몇 점 집어 먹어 보더니
마샤랍 소리를 연발 하더라는 겁니다.
이 때 엄니와 안면을 트고 지내던 옆집 피노이까지 마실을 왔는데-
역시 몇 점 먹어보고는 감탄을 자아 냈답니다.
한국 나이로 팔순인 울 엄니.
이가 나빠 쭈구미를 씹어 잡술수가 없어 피노이 손님들에게
다 먹으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좋아라하며 얼마간 맛나게 먹더니
나머지 것은 집에 있는 아이들에게 주고 싶다고 해서 다 싸 보냈답니다.
이런 사실을 알리 없는 막내 아우.
낚시 도구를 챙기고 냉장고에서 미끼를 찾던 중 비닐봉투가 보이지 않아
엄니한테 물었습니다.
‘냉장고 안에 있던 검은 봉투 못 봤유’
막내 아우 소리에 엄니가 입맛을 다시며 대답을 했습니다.
‘얘야 그런거 사왔을 땐 얼렁얼렁 요리 해 먹어야지. 오래 놔 두면 상한다’
-그럼 그걸로 반찬 해 드셨대유.
그리고는 더 이상 말을 못 했다는 막내아우.
그게 낚싯밥이라고 차마 말 할 수 없어 그냥 웃고 말았답니다.
옆집 피노이까지 맛있어 난리였다는 엄니 소리를 듣고 말입니다.
‘다음부터는 싱싱한 낚싯밥으로 사다 놓아라. 그래야 배탈 안나지’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배 아팠다는 소리가 나올까봐 며칠간 조마조마 했습니다.
옆집 피노이는 지금도 엄니를 만나면 맛난 반찬 잘 먹었다며 연신 감사를 표현합니다.
그게 낚싯밥이었다는 사실을 알면 ‘원수’가 될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덕분에? 요즘 긴장하며 살고 있습니다. 옆집 아줌마 볼 때마다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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