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를 하러 아래층으로 내려 가는데 문간이 소란합니다.
뭔 일인가 싶어 고개를 쭉 내밀고 보니
낯빛이 변한 ‘헬퍼’(살림 도우미)가 웬 남자와 실랑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외간남자!!! -
그런 생각이 들 만한 것도 이름 아침부터 사내가 여자를 찾아온다는 것은
뭔가 심상치 않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식당에 있던 다른 헬퍼가 와서 귀엣말을 해 줍니다.
저 집 남편이라고-
순간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의처증이 또 도졌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밖에서 떠드는 것이 싫어 둘 다 들어오라고 해서 자초지종을 들어 봤습니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진 남편의 요지는 마눌이 또? 바람을 폈다는 겁니다.
이번에는 우리 집 기사와 잤다는 겁니다.
그것도 지난주 일요일이라며 날짜와 시간까지 정확???하게 대면서 말입니다.
가만 돌이켜 보니 그날은 아이들과 외출한 날인데 공교롭게도
내가 운전을 한 날이었습니다.
같이 잔 증거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틀림없다고만 합니다.
기사가 바뀌면 마누라 빼가겠다고 난리치고
새로운 남자 도우미가 나타나면 질투에 눈이 멀어 아침마다
집 앞에서 마눌을 감시하고 있던 벨린 남편
오늘도 아침부터 난리를 치더니 그예 집으로 데려 가 버렸습니다.
자기 형제들과 의논해서 이혼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말입니다.
저런 남편과 어찌사느냐고 차라리 이혼하고 다른 남자 만나라고 말해주면
아이들 때문에 그런다고 말하는 우리 헬퍼.
정말 마음도 곱고 정직하고 일 잘하는 순딩이인데-
그 남편만 모르고 있는 셈입니다.
나이 많은 우리집 기사-.
당뇨에 혈압도 높아 부부관계도 힘든 판국에 헬퍼와 잤다는 소리까지 들으면서
자존심이 상해야 하는지.
화가 잔뜩나 자기방에 틀어박혀 있는 기사를 불러 내 속 한번 더 긁어 줄까 싶어집니다.
-젊은 헬퍼랑 자보니까 어때하고 말입니다.
정말 이 소리 했다가는 차 끌고 나가 불 질러 버릴까봐 그냥 참고 있는 중입니다.
좋은 피노이들 만나 아무문제 없이 필리핀서 잘 지내고 있는데-.
그놈의 의처증이 여러 사람 힘들게 하고 있답니다,
근디 이상한 것은 우리 집에서는 내가 제일 잘 낫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남편은 왜 나와 지 마눌과는 썸씽을 안 만들어 내는지.
내가 남자 구실을 못하게 생겼나??? 가만 생각해 보니
화 낼 사람은 바로 내가 아닌가 싶어 집니다.
-이거봐 나도 사내라구. 다음에는 기사만 붙들고 늘어지지 말고
나랑도 썸씽 한 번 만들어 보라구 정말 끝까지 자존심 상하게 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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